감자스틱ㆍ쌀국수에 친밀감을 보이면서 왜 우린 굴욕이라고...있는 그대로 보는 시각, 좋은 것에 질투하고 반대를 위한 반대는 발전을 도모할 수 없다.

[골프타임즈=김정겸 칼럼니스트] ‘혼밥’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는 부정적이다. '혼밥'이라는 단어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아직 등재되지 않은 '신조어(新造語)'이다. 그 의미는 '혼자 먹는 밥이나 혼자 하는 행위’ 등을 줄여서 쓰는 말이다. 예를 들어 혼자 먹는 술 ‘혼술’ 등이 이에 해당된다. 2016년에 TV로 방영된 '혼술 남녀'로 인해 갑자기 유행하게 된 신조어이다.

이번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 방문하여 '혼밥'을 한 일을 갖고 요란법석의 기사가 나돌고 있다. 대통령의 혼밥 사진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역대급 굴욕’ 사건이라고 하며, 한 신문은 사설에서 조차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國賓) 방문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중략...문 대통령의 '혼밥' 등 이해되지 않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쓰고 있다.

필자는 “중국 경호원의 한국 기자 집단 폭행,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결례, 국빈 만찬 내용 비공개”의 문제는 다루지 않기로 한다. 왜냐하면 필자가 쓰고자 하는 주제에서 벗어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혼밥’에 대해 새롭게 정의를 내리고자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혼밥을 ‘혼(魂)이 깃든 밥’으로 해석하고자 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넋에 대한 정의를 “살아 있는 사람의 육신에 깃들어서 생명을 지탱해주고 있다고 믿어지는 가장 으뜸가는 기(氣)”로 표현하면서 “‘혼(魂)·혼령(魂靈)·혼백(魂魄)·영혼·얼’ 등과 같은 뜻으로 쓰인다.”라고 되어 있다. ‘혼’은 어떤 일을 오랜 시간동안 생각함으로서 우리 마음을 지배하는 것이 된다. 그러한 마음의 쓰임이 자꾸 반복이 되면 정신이 된다. 그 정신을 혼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번 대통령의 혼밥 행동은 중국 현지인과의 동화와 소통을 위한 것이며 이는 오랜 세월을 거쳐 형성된 정신세계이다. 그야말로 ‘민중 속으로’(Vnarod)의 정신 아니겠는가? ‘민중 속으로’를 우리가 배운 계몽적으로 해석하지 말고 그냥 민중 속으로 들어가 그들과 함께 호흡하고자 하는 정신으로 표현한 것으로 이해한다.

다음의 사례는 ‘혼(魂) 밥’의 대표적 사례로 언론과 정치권에서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것들이다.

캐나다 총리 저스틴 트뤼도는 필리핀 방문 시 패스트푸드 가게에서 현지인이 권한 감자스틱을 먹으며 팬(?)서비스 차원에서 같이 사진을 찍어 주기도 했다. 우리는 이런 대통령을 원하지 않았던가?

오바마 전 미국대통령이 베트남 쌀국수를 먹는 장면에 대해 우리나라 언론은 “베트남에 친밀감 과시”라고 표현하면서 ‘쌀국수 외교’라고 치켜세웠다. 우리도 이런 대통령이 있었으면 하지 않았는가?

왜 우린만 유독 굴욕이라고 할까? 사대주의 정신을 갖고 있어서인가? 아님 지향하고 있는 정치 노선이 달라서인가? 전자는 아닐 것이다. 후자라면 정말 바꾸어야 할 혼(魂)이다. 그러면 정치 발전이 없다. 우리나라의 정치의식이 문제가 되는 것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부모님이 하루 종일 일하고 돌아오시면 “고생 하셨습니다.”라고 인사해야 한다고 배웠다. 우리나라의 부모님이 일하고 돌아오셨다. “고생하셨습니다.”라고 인사라도 드리자. 선물은 무엇을 갖고 오셨나 궁금하지 않을까?

부모님이 나가서 홀대를 받는다면 분통이 터질 일이다. 그러나 혼밥 문제는 서민으로 살아오신 그 분의 정신이 깃들어져 있는 것이다. 쇼가 아니다. 쇼라면 국내에서 그 표가 들어났을 것이다. 그분의 생각은 자신의 힘이 우리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낮게 임하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열광하는 것이다. 아저씨, 이웃사촌을 우리가 더 좋아하는 것은 친근감 때문이다.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의 혼밥은 정치적 정신의 산물이다.

좋은 것은 배워야 한다. 좋은 것에 질투를 하면 자신의 발전을 도모할 수 없다. 이제 우리 대통령에게도 찬사를 주자. 칭찬하자.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다. 우리가 침을 뱉는 행위는 우리 얼굴에 침을 뱉는 것과 다름없다.

김정겸 칼럼니스트｜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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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김정겸은
철학박사, 文史哲인문학연구소장, 현재 한국외국어대학 겸임교수로 재직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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