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김정겸 칼럼니스트] ‘도덕경’은 노자의 철학과 정치사상이 들어 있는 정치철학서이다. 상편 도경(道經) 37장, 하편 덕경(德經) 44장의 총 81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도덕경’은 국가적 안위를 추구하기 위한 화합과 평안을 주제로 하는 정치 철학서이다. 노자는 추상적 도덕과 형식적인 예의를 추구하는 대신에 적극적 정치사상의 전개를 통해 실질적인 삶의 길을 제시한다.

오늘날 ‘도덕경’에 대한 많은 해석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해석자들이 간과하고 있는 문제점이 있다. 우선, ‘도덕경’은 철학 서적이다. 따라서 한학적, 역사적 맥락에서의 해석은 한계를 갖게 되고 그로인해 오역과 억지 해석이 나온다.

다음으로, ‘도덕경’은 정치에 관한 서적이다. 따라서 일상적인 삶을 살기 위한 해석을 한다면 그 해석 자체에 오류가 생기게 되고, 더 나가서는 자신이 해석하기 편한 것만 옮겨 알리려고만 한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 노력의 한 차원에서 ‘도덕경’의 정치적 해석을 해보고자 한다.

첫째, ‘도덕경’에 등장하는 ‘성(聖)’의 의미에 대한 올바른 해석이 필요하다. 노자가 높이는 ‘성’은 성리학(性理學)에서 의미하는 최고의 경지인 성인(聖人)의 의미가 아니라 ‘총명’의 뜻이다. 이 총명함을 갖고 있는 자는 성인이 아닌 정치인을 의미한다.

둘째, ‘지(智)’는 무엇을 분별하는 지혜로움을 의미한다. 노자 18장의 ‘혜지출 유대위’(慧智出 有大僞)는 “지혜를 짜냄으로서 인위적인 위계(僞計)가 있게 되었다”의 뜻으로 소박했던 옛날에는 무위자연의 ‘도(道)’에 따라 무지(無知), 무욕(無欲), 무위(無爲)하며 살았으나 인간이 지식이나 기술(智慧)을 갖게 됨으로서 커다란 위계(僞計)인 정치라는 허구를 낳게 된다.

통치자는 ‘지(智·총명함)’를 통하여 규칙 등을 만들어 내고 자기 것이 아닌 외적인 것에 관하여 분별하려고 한다. 이렇게 함으로서 ‘성인(聖人)’은 ‘민(民·백성)’과 멀어지게 된다. 따라서 잘난 체 하는 것을 버려야 한다. 즉 위정자는 말을 아끼고(貴言), 말을 적게(希言)해야 한다. 즉, 허정(虛靜)해야 도(道)를 따라 모든 것이 잘 다스려진다.

‘다언(多言)’은 법령이 많은 정치이고 ‘희언(希言)’은 법령이 적은 정치이다. ‘다언’은 ‘유의(有爲)한 것이고 ’희언‘은 무위(無爲)한 것이다. 많은 법령을 만들어 지시하면(다언·多言) 꽉 막혀있어 많은 것을 내놓지 못한다고 하였다. 비어있어(허·虛)야 많은 것을 내놓을 수 있다(동이유출·動而愈出)고 본다.

셋째, 인(仁), 의(義)․ 예(禮)에 대한 해석이 성리학과 다르다. 노자는 인·의·예를 비판한다. 위정자는 이것들을 백성들을 다스리는 도구로 이용한다고 보았다. ‘대도폐 유인의’(대도가 쇠진해지니 인의가 나왔다 : 大道廢 有仁義)에서 도(道)를 따르는 정치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민(民)을 억압하고자 하는 인위적인 도덕이 나왔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작위적인 인의(仁義)를 포기하면 효(孝)와 자(慈)가 다시 부활될 것이다.

‘효’란 자식이 부모를 섬김을 뜻하며 ‘자’는 부모가 자식을 보살핌이다. 따라서 위정자의 억지스런 도덕규범을 통해 섬기고 사랑하라고 해서는 자연스러운 상생이 있을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 도(道)가 행해지면 인위적인 도덕규범을 통하지 않고도 저절로 윗사람은 아랫사람을 사랑(자·慈)하게 될 것이고 아랫사람은 윗사람에게 공손(효·孝)하게 될 것이다. 이는 유무(有無)의 상통성(相通性)을 아는 것이 바로 하나는 ‘도’를 아는 것과 같이 ‘효’와 ‘자’의 상호작용을 의미한다.

도덕경을 통해 정치인이 갖추어야할 덕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조다이기 국가자혼 인다기교 기물자기’(朝多利器 國家滋昏 人多伎巧 奇物滋起), 즉 통치자가 지략이나 권모를 많이 쓰면 나라는 더욱 어둡고 혼란하게 되고 사람들이 기교(꾀를 많이 부리면)가 많아지면 간사한 일들이 더욱 많이 나타나게 된다는 말이다. 교(巧)는 통치자가 성(聖)과 지(智)로 인위적인 것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즉 ‘성’과 ‘지’를 통해 인위적인 것이 밖으로 드러난 재주나 기술을 ‘교’로 본다. 재주나 기술이 발달하면 이기(利器)가 많아지고 편리해지지만 인간의 소박한 본성은 없어지고 남의 물건에 대한 탐욕이 생긴다.

노자의 ‘도덕경’이 주는 교훈.

“자! 정치여!! 정치인이여!!! 다음의 분들처럼 행하라. 정치의 큰 형님, 누님을 사랑하는 이유는 당신들께서 아무런 조건 없이 뜻 있는 자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성인의 모습을 보여주시기 때문이다.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가. 이 분들은 아무런 탐욕이 없다. 이것이 정치이다.

김정겸 칼럼니스트｜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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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김정겸은
철학박사, 文史哲인문학연구소장, 현재 한국외국어대학 겸임교수로 재직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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