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노경민 수필가] 치매도 여러 가지다. 나이 들어 망령 난다는 치매는 대표적인 노화와 유전에서 오는 병으로 학명으로는 알츠하이머다. 깜박깜박 건망증도 걱정인데 아예 기억을 못 하는 치매는 난감하다. 아니 난감하다 못해 복장 터지는 노릇이다.

오죽하면 본인은 행복하고 가족은 난파선이라 했을까. 노인성 질환이라 여겼던 치매가 나이 상관없이 젊은 세대에게도 온다니 걱정이다.

‘에고, 또 연말이 돌아왔네. 그놈의 술을 어찌할꼬. 작년에도 술이 떡이 되어 집도 못 찾고 파출소나 찾아들면 다행이게. 뭔 술을 그렇게 마시냐고, 이제 나이도 생각해야지. 술만 마시면 필름 끊길 때까지 마셔야 술 마신 거 같다니 그게 술이냐고?’

술은 복을 빌고 즐거움을 나누는 자리엔 술이 있어야 했다. 그 술이 주정을 부르고 행실을 어지럽게 하고 몸을 망치며 기억조차 못 하는 건 알코올성 치매란다. 집도 못 찾아오고 기물을 부수고 어디 있는지도 모르면 알코올성치매를 염려 해봐야 한다.

옛날 주례(酒禮)라 하여 한 잔술을 나눈 뒤에 손님과 주인 사이에 백 번씩 절을 하게 하여 하루 종일 마셔도 취하지 않게 했던 적도 있었다.

‘큰일이다. 큰일이야. 어떨 땐 식구들 전화번호도 모르겠다니까. 내가 뭐 하려고 핸드폰 열었나 싶기도 하고. 그놈의 단톡방은 왜 그리 띠띵띠띵 대는지, 정신이 없다.’

디지털 치매라 하여 현대인의 필수인 스마트폰과 컴퓨터가 문제다. 전자기기에 온종일 매달려 집중력이 떨어지고 뇌 신경마비 상태가 온다. 인터넷 접속으로 리듬이 끊기고 스트레스 지수도 오른다. 잠시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스마트폰은 알림음마다 열어보아야 하고, 의미 없이도 만지작거리며 열어본다. 생각할 시간이, 아니 머리 비울 시간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뇌출혈, 뇌졸중 등 뇌 질환 후유증으로 생기는 혈관성 치매도 있고, 머리에 잦은 타박상을 입은 권투 선수처럼 외부의 물리적 충격으로 생기는 외상성 치매도 있다. 그래서 머리 쥐어박지 말라 했는지…

뇌 활성을 위해선 운동이 필수다. 운동은 뇌로 흘러 들어가는 혈류량을 늘려 뇌 기능을 좋게 한다. 그래야 스트레스와 피로감이 줄고 집중력도 높아진다. 운동할 때 새로운 뇌세포를 만드는데 혈관이 역할을 한다. 술을 마셔도 운동으로 술독을 다 배출해야 한다. 스마트폰으로 멍해진 정신은 빠른 걸음을 걷는다든지, 층계를 10분만 걸어도 주의력을 회복할 수 있단다.

운동이 힘들면 도리도리 짝짜꿍, 연지곤지 짝짜꿍이라도 찔러야 하지 않을까.

노경민 수필가｜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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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민 수필가는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스마트폰 전자책문학 ‘파란풍경마을’ 시낭송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간결한 문체의 정갈한 수필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