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노경민 수필가] ‘You only live Once’ 인생은 한 번뿐이라는 욜로족.

버킷리스트는 또 어쩌라고, 시한부 인생을 사는 것도 아니면서 너도나도 버킷리스트란다. 간섭도 싫고 참여도 관심 없다. 오로지 나만 중요하다.

땅도 좁은 나라에 성냥갑 같은 아파트 잔뜩 지어 너도나도 하나씩 차지하고 누웠다.

결혼하라는 성화에 독립한다고 나가 버린다. 나가서는 혼자 살기 심심 타고 강아지 키우고 고양이 들인다. 강아지, 고양이를 마치 제 자식처럼 옷 사 입히고 미용시키고 말도 못 하는 짐승이 낑낑대면 동물병원 데려간다.

즈이 엄마 아프다는 소리는 귓등이다.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나.

3대, 4대가 모여 안방, 아래채, 사랑방 하며 모여 살던 시절에서 전쟁 후 피란 시절 한 방에 모여만 있어도 든든했던 가족들. 저녁이면 한 집에 모여들어 구들장 뜨뜻한 아랫목 차지했다가 밀리고 밀려났던 윗목 신세. 형제 많아 새 옷 한 번 못 입고 물려 입었던 교복부터 신발까지 서럽던 시절. 동네 골목에서 놀다 으앙 울음소리만 나도 알아듣고 달려오던 형제들.

그 든든한 버팀목이 지금 이 시대를 열어놓았건만 산업혁명으로 출산부터 줄여, 하나 둘 낳더니 이젠 제 방 차지하고 문 닫고 나오지도 않는다.

배부르고 등 따수면 딴생각 든다지.

욜로 시대다 버킷리스트 다 하며 제 편한 길만 찾아다닌다. 예식장도 줄고 산부인과도 문 닫는데, 동물병원은 늘어났단다.

동네 슈퍼 없어진 지는 오래고 골목마다 커피숍이다. 문방구도 없어지고 대형문구점에 여기저기 운동기구가 설치되었다.

혼자만 잘 살면 뭔 재민가.

백지장도 마주 들면 가볍고, 슬픔도 나누면 반으로 줄고,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도 있다. 함께 나눌 수 있어야 북적북적 사람 사는 맛이 나는 거지.

내게도 아픔이 있다. 맏이한테 시집와 첫딸을 낳고 설움 받다 어렵게 아들을 낳았다. 낳은 지 이레도 안 되어 남편은 예비군훈련 길에 정관수술 받고 일주일 휴가 받았다.

일주일 쉬자고 씨를 말려버렸으니 자식 농사는 끝이다. 상의 한마디 없이 혼자 저지르고도 당당한 모습에 배를 갈아탔어야 시원했을 텐데,

난 아직도 살고 있다. 외롭게…

노경민 수필가｜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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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민 수필가는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스마트폰 전자책문학 ‘파란풍경마을’ 시낭송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간결한 문체의 정갈한 수필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