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는 남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스스로를 경계하지만 소인은 혼자 있게 되면 못된 일을 함에 끝이 없다...

[골프타임즈=김정겸 칼럼니스트] 왜 대다수의 젊은이들을 절망의 늪으로 빠트리는가? 왜 그들로 하여금 자신을 ‘흙수저’라고 하면서 부모를 멸시하게 만드는가? 자신이 흙수저라고 하는 사람들은 부모를 향해 “왜 저를 나으셨나요”라는 한 섞인 말을 하는 것이다.

철학자 플라톤의 ‘국가론’에 ‘목동(牧童) 기게스(Gyges)와 기이한 반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손가락에 낀 기이한 반지를 조금 돌리면 반지를 낀 자신의 모습이 상대방에 보이지 않는 투명인간이 된다. 이 반지는 착한 목동인 기게스를 사악하게 만든다. 결국 그는 반지의 힘으로 국왕을 죽이고 새로운 왕이 된다.

'국가론'에서, 글라우콘이 소크라테스에게 '기게스의 반지' 이야기를 하면서 “이 요술반지를 가지고 있다면 인간은 부정(不正)을 통해 이득을 얻으려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묻는다. 이에 소크라테스는 “부정으로 얻는 이득이 아무리 크더라도, 행복은 오로지 도덕적 행위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인간은 본성적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이므로 그 요술반지가 있더라도 부정을 저지르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즉, “기게스의 반지를 갖고 있더라도 부정을 저지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정치인이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오늘날 정치인은 기게스의 반지를 갖고 있다. 민중들 몰래 그들의 사리사욕을 위한 정책결정을 내린다.

기게스의 반지는 인간 내면의 도덕을 의미한다. 이 반지는 사회적 특권을 의미한다. 글라우콘은 개인적 욕망을 채울 수 있는 자신의 사회적 특권을 누려도 된다고 보는 행태이다. 그 사회적 특권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에 심각하다. 사회적 형평성에 어긋나는 힘이다. 고위관리직이나 정치인의 아들들과 인기 연예인, 운동선수들의 병역비리가 그에 해당되는 예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사회적 규범과 정의를 준수해야 한다. 이런 규범과 정의가 무너지기 때문에 ‘헬(hell·지옥) 조선’이란 말까지 나온다. 그래서 혹여 대한민국 청년들은 정당한 노력보다는 이런 요술반지 하나만 갖고 있으면 하고 바라고 있지는 않을까? 라는 우려담긴 소리도 있다. 유학 경전 ‘대학(大學)’은 “군자는 남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스스로를 경계하지만 소인은 혼자 있게 되면 못된 일을 함에 끝이 없다. [君子必愼其獨也(군자필신기독야), 小人閒居 爲不善 無所不至(소인한거 위불선 무소부지)]”라고 말한다. 군자와 소인이 나뉘는 기준점이 신독(愼獨)에 있다. 남이 보이지 않고 혼자 있을 때에도 그 행동을 삼가라는 것이다.

인간의 본성은 선할까? 아님 악할까?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3장에 “사람들을 잘 대우하던지 아니면 아예 철저하게 망가뜨려야 한다. 왜냐하면 조그마한 상처를 입으면 복수를 할 수 있지만, 극심한 상처를 받으면 복수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히려면 복수를 걱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혹독해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인간본성에 대한 부정적 관점에서의 이야기이다. 마키아벨리는 개인 윤리보다는 국가 이성이 우선임을 주장한 사상가이다.

진시황은 전국시대 수많은 사상가의 이론으로 인해 나라가 어지러워지자 법으로 사상의 통일을 보고자 했다. 유가 사상들의 덕치와 상반되는 법치를 도입한다. 유가는 인간의 본성을 선(善)한 것으로 보았기 때문에 덕치(德治)를, 진시황은 인간의 본성은 악(惡)하다고 보아 법치를 주장한다. 법으로 통치(법치:法治)한다함은 인간의 선한 본성에 대한 믿음이 없기 때문이며, 개인의 존엄보다는 국가 통치 질서를 우선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권력의 힘을 향유하고자 하는 기게스의 반지가 등장한다. 인간 본성의 악함을 증명해주는 사람들이 오늘날 판검사, 변호사이다. 정치인의 본성은 어떨까? 모두는 아니지만 일부의 개념 없는 정치인으로 인해 악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자신의 정치색과 다르면 악담(惡談)을 퍼 붇는다.

건강한 대한민국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모습의 정치인이 정치를 해야 할 것인가? 우리는 우리 세금으로 그들에게 보수를 주는 만큼 우리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정치인을 선출하고자 한다. 따라서 기게스 반지의 욕망의 노예인 뇌물 정치인, 부패 정치인, 비리 정치인, 막말 정치인, 패거리 정치인, 해바라기 정치인에서 벗어나서 진심 정치인, 진실 정치인, 봉사 정치인, 국민을 위하는 정치인이 되어야 한다.

김정겸 칼럼니스트｜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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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김정겸은
철학박사, 文史哲인문학연구소장, 현재 한국외국어대학 겸임교수로 재직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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