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 늘어난 비거리, 핀을 향해 날아가는 샷이 많아진다면 당신은 뇌는 지금 이 상황을 스트레스로 받아들이고 있을 수 있다. 그 이유를 생각하며 자각하고 신체반응을 이해하자.

▲ KPGA 챌린지투어 3차 대회에서 우승한 유연준(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음)

[골프타임즈=유충경 프로] 우리는 어렵거나 불편한 지인과의 라운드를 할 때, 중요한 시합을 할 때면 이상하기도하고 한편으로는 기분 좋은 경험을 한다. 그건 비거리가 갑자기 늘어나거나 이상하리만큼 핀을 향해 날아가는 볼이 많아지는 것이다. 연습장에서 무수히 많은 샷을 하고 연습라운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럴 때면 희한하게 순간적으로 증가된 자신의 경기력을 경험하게 된다.

이런 경험은 많은 골퍼들이 이미 하고 있고 필자 역시 이런 경험이 많다. 프로 자격을 얻고 나서 한 가지를 해냈다는 성취감으로 편안 마음일 때 출전한 시합에서는 평상시 보다 드라이버와 아이언이 똑바로 더 멀리 나가 거리 계산에 애를 먹은 기억이 있다. 그러면서 참 신기하다고, 오늘은 이전 날들과 다르다고 생각하며 라운드를 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20대 중 후반 나간 시합은 좋은 기억이 많은 이유 중 하나이다. 이런 경험으로 시합에 나가면 볼이 더 잘 맞는다고 이야기 할 정도였다. 지금도 간혹 중요한 라운드에서는 이런 반응이 보인다.

라운드 상황을 스트레스로 지각해서 싸워 이기거나 그 자리를 피하려 하는 것이다.그건 뇌에서 분비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코르티솔(Cortisol) 때문이다. 우리가 어려운 지인과 함께하는 라운드나 중요한 시합을 할 때는 두개골 속에서 전기신호만 받아들이는 뇌에게는 단지 스트레스 상황으로 지각한다. 그에 따라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본능적인 반응이 나타나는 것으로 이런 반응을 ‘투쟁-도피 반응(Fight or flight response)’이라고 한다.

뇌는 지금 상황(스트레스 받는 상황)과 싸워 이겨내려고 하거나 자리를 도망가서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이렇듯 싸우는 것과 도망가려는 것 모두 신체적인 활동성을 필요로 해서 자율신경계의 교감신경부를 활성화시켜 신체 활동 능력을 극대화 하려는 것이다. 그렇다고 라운드 자체가 자신을 위협하거나 공격을 가할 거라고 판단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으로 위협이라고 지각하기에 몸은 자동적으로 스트레스로 인식한다.

신체 능력이 극대화 되는 과정을 보면 뇌에서 항스트레스 호르몬으로 불리는 코르티솔(Cortisol)이 다량으로 분비된다. 코르티솔은 급성 스트레스에 반응해 분비되는 물질로, 스트레스에 대한 신체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한다. 동공을 확장하고, 심박수를 높이고, 근육을 긴장시키는 등 위기(스트레스)에 대처하기 위한 상태를 만든다.

이런 코르티솔의 역할로 골퍼가 평상시 보다 강한 힘과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게 만들어 샷의 경기력이 향상시킨다.

심리적인 긴장 역시 스트레스로 받아들이는 뇌

캐나다 내분비학자 H. 셀리에는 스트레스 반응으로 변화를 일으키는데 다음과 같다. ①근육, 뇌, 심장에 더 많은 혈액을 보낼 수 있도록 맥박과 혈압의 증가가 나타난다. ②더 많은 산소를 섭취하기 위해 호흡이 빨라진다. ③신체 발현 준비를 위해 근육이 긴장한다. ④상황 판단과 빠른 행동을 위해 정신이 더 명료해지고 감각은 더 민감해진다. ⑤위험을 대비한 중요한 장기인 뇌∙심장∙근육으로 가는 혈류가 증가한다. ⑥위험한 시기에 혈액이 가장 적게 요구되는 곳인 피부∙소화기관∙신장∙간으로 가는 혈류는 감소한다. ⑦추가 에너지를 위해서 혈액 중에 있는 당∙지방∙콜레스테롤의 양이 증가한다. ⑧외상을 입었을 때 출혈을 방지하기 위해 혈소판이나 혈액응고인자가 증가한다(두산백과, 아드레날린). 이처럼 몸의 모든 기능은 신체 발현과 인지능력 향상, 응급상황 대처에 필요한 반응 위주로 재편성된다.

하지만 이렇게 강하고 민감한 신체능력과 인지능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신체 여러 곳에서 에너지를 가져다 쓴다. 지방세포에서는 지방산을 공급하고, 근육세포는 단백질을 분해하여 에너지로 사용하며, 간에서는 글루코겐을 합성하여 에너지로 사용한다. 그 소모량은 극심하여 장시간 이런 시스템이 발동되면 급격히 체력이 소진되는 원인이 된다. 그로인해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근력과 집중력이 떨어져 경기력 저하를 유발한다. 그래서 라운드 초반에는 갑자기 신체능력이 향상되지만 라운드 후반으로 갈수록 자신의 본래 성적이나 더 못할 때도 있다. 주위에 경기 초반에는 점수가 잘 나오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안 된다고 토로하는 골퍼들이 여기에 해당될 수 있다.

스트레스 반응과 대처방안

이렇게 원인을 알 수 없는 전반과 후반의 롤러코스터 같은 스코어 차이는 골퍼로 하여금 동기(motive)를 상실하는 원인이 된다. 이런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자신을 정확히 자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왜 이런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는지, 무엇이 자신을 이렇게 만들었는지, 이런 반응은 무엇인지 스스로 회상하며 자각하자. 그러면 한결 안정된 플레이이로 골프를 즐기는데 도움 된다.

유충경 박사
ㆍ한양대학교 일반대학원 박사(스포츠심리 전공)
ㆍKPGA 프로 및 중앙경기위원
ㆍ심리상담사 1급
ㆍ스포츠심리상담사 1급 수료
ㆍ한양대 교수, 한국골프대학 초빙교수
ㆍ골프 멘탈 트레이너

유충경 프로｜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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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강한 멘탈 흔들리지 않는 골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