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중심적 사진 속에 민중이 들러리가 되어서야...정치인의 SNS는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골프타임즈=김정겸 칼럼니스트] SNS의 세상이다. 4차 산업혁명의 빅 테이터를 이끌고 있는 주역이기도 하다. 필자도 페이스북, 카스토리, 트위터 등을 사용한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많은 정치인들이 그들의 활동상을 SNS을 통해 세상에 알리고 유권자와 소통을 하려고 부단한 애를 쓰고 있다.

어떤 정치인의 SNS는 보여주기 식의 활동사진을 올리고 있고 어떤 정치인은 자신의 활동을 진솔하게 올리고 있다. 문자에도 감정이 들어가 있다. 문자를 읽는 사람은 보낸 이의 마음상태를 읽을 수 있다. 하물며 SNS에 올리는 사진과 덧붙임 말에 생명이 없겠는가.

사회학자이며 교육학자인 보르디외는 문화자본에 대해 언급한다. 그는 마르크시즘을 자신의 이론적 기반을 구축하는데 적극 활용한 진보적인 지식인이다. 그는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하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생각했다. 그가 주장하는 문화 자본 중 아비투스(Habitus)적 문화자본이 있다. 아비투스의 정치적 의미는 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 찾을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습관(habitude)형성을 매우 중요시 한 사람이다. 그는 교육의 3요소로 본성, 이성, 습관을 들고 있다. 그에게 습관은 도덕성의 근원이 된다.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통해 ‘덕’과 ‘악’을 구분한다. 그에게 있어 덕은 '중용'이 된다. 좋은 습관에 물드는 것이 참 행복이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있어 아비투스는 에토스(Ethos)와 헥시스(Hexis)로 구분되어 진다. 에토스는 반복적 행동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즉, 기계적인 실천적 행위를 말한다. 필자가 앞서 말한 전혀 감정이 들어가 있지 않은 의정활동의 자랑질을 의미한다. 실제 현장에서 그 정치인의 행태를 보면 실망스러운데 SNS상에 비추어 지는 그의 모습은 찬사 투성이다. 이런 사람은 선거가 끝나면 SNS에서의 자랑질은 막을 내린다.

헥시스는 도덕적 성향을 의미한다. 이는 ‘덕’의 개념과 관련되어 있다. 덕은 인간이 이성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능력을 의미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이 짐승과 다른 점은 이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한다. 이성의 올바른 발휘는 덕을 통해 실현될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지성적 덕과 품성적 덕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품성적 덕을 지키는 것이 중용으로 갈 수 있는 길이라고 한다. 그래서 행복해 질 수 있다고 본다.

굳이 필자는 2분법적으로 에토스와 헥시스로 구분하여 양자를 가르고자 하지는 않는다. 이 두 가지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정치인이 되어 달라는 것이다. 즉, 자신의 의정활동을 유권자에게 알려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에 보르디외의 철학처럼 정치인의 임무가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라는 품성적 덕을 갖고 있다면 이 또한 좋지 않겠는가?

인간에게 좋은 삶(good life)이란 무엇인가? 인간의 이성적 훈련을 통한 이성적 능력이 바탕이 된 정의로운 삶(just life)이 ‘좋은 삶’이다. 아비투스는 계급에 기반하고 있다. 혹시라도 정치인이 지배계급이라도 된 듯이 행동한다면 그의 덕은 악덕으로 바뀐다. 따라서 그는 행복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즉 다음 선거에서 떨어질 것이다. 지배 계급은 그들 나름의 아비투스를 형성하며 민중은 자신들 나름대로의 아비투스를 형성하게 된다. 지배계급이 민중의 아비투스를 이해하고 존중할 때 갈등은 해소된다.

앞서 정치인의 SNS의 행태에 대해 비판적 시각으로 살펴보았다. 그 사진을 보면 항상 자신이 중심이 되어 사진을 찍는다. 주변 민중은 그 사람의 들러리 역할만 한다. 사진을 분석해 보면 정치인은 지시적 자세에 있다. 이런 정치인의 아비투스는 비판받아야 한다. 그의 사진에 대한 정치적 행위에 대해 민중에게 감사하는 글이라기보다는 자신이 이렇게 해서 이런 일을 훌륭하게 했다는 식이다.

민중은 화가 난다. 민중이 중심이어야 하고 민중의 세금을 자신이 낸 것인 양 생색을 내서는 안 된다. 민중이 어떤 아비투스를 형성하고 있는가에 대한 이해를 통해 에토스와 헥시스의 중용적인 정치적 행위를 했으면 한다. 정치인의 SNS는 약이 될 수도 있지만 독이 될 수도 있다. 약의 입장이라면 자신의 업적을 민중에게 알려서 피드백을 받고 의사소통의 장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독의 입장에서는 민중의 아비투스를 이해하지 못한 행태로 인해 자신 스스로가 지지의 기반을 잃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SNS는 필요악이다. 철저한 이성 훈련이 이루어 진 정치인이 많을수록 우리는 행복할 것이다.

김정겸 칼럼니스트｜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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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김정겸은
철학박사, 文史哲인문학연구소장, 현재 한국외국어대학 겸임교수로 재직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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