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박소향 시인] “안녕하세요오, 반갑습니다아!”

그냥 인사가 아니라 흥겨운 음률이 담겼다.

퇴근길에 딸네 집에 들러 이것저것 해주다가 늦은 밤이 돼서야 버스를 타는데 운전기사님이 흥겹게 인사를 건넨다. 늦은 시각이라 버스 안에는 아무도 없고 승객은 나 한 사람뿐이었는데.

반가운 인사에 멈칫했던 나도 인사를 하긴 했지만, 평소 아무 말 없이 운전만 하는 기사님들만 보다가 갑자기 반가운 인사를 받으니 당황스러웠다. 흥겹게 노래를 부르며 일하는 기사님 모습이 조금 낯설면서도 참 즐겁게 사시는구나 싶어 미소가 지어졌다.

다음 정거장에서도 승객에게 일일이 인사를 건네는 버스 기사님. 그들도 나처럼 순간 움칫했다가 마주 인사한 후 웃으며 자리에 앉는다.

늦은 밤까지 일하면 고단하고 힘들어서 마음의 여유를 찾기 어려울 텐데, 승객마다 즐거운 인사로 미소를 띠게 하니 세삼 그 운전기사님이 존경스럽고 대단해 보였다.

그래! 인생 머 있냐. 즐겁고 신나게 살면 되지.

피곤에 지친 시각, 기사님의 명랑한 인사가 비타민 같은 영양분이 되어 기분을 좋게 했다.

깊어가는 가을밤 가로수의 잎들이 쌀쌀한 바람 속으로 떨어진다. 오래간 만에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잎새의 꿈

오늘이 마지막 인듯합니다
당신을 너무 오래 붙들고 있었습니다
한 잎 한 잎 당신을 닮고자 했던 믿음
제 살에 쏟아 붓던 눈물만큼
눈부시게 추락해야 할 지금

왜 그리 아쉬움 남아
꿈도 꾸지 못할
하얀 꽃을 피웠을까요

꼭 한번 애를 태우던 그때처럼
허물어지는 속마음 보이지 않게
영영 깨어나지 못할 꿈이었음 했어요

당신께서 제게 허락한 시간은
이젠 참말 오늘이
마지막 인듯합니다

박소향 시인｜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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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박소향은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시와수상문학 사무국장으로, 스마트폰 전자책문학 ‘파란풍경마을’의 시낭송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시사랑운동’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