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향 詩수다 50회] 가을 저녁의 거리에

뒷모습에 남는 아련한 행복 박소향 시인l승인2017.10.09l수정2017.10.09 20:51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골프타임즈=박소향 시인] 버스에서 내려 지치고 고단한 몸으로 걷고 있었다.

낡은 자전거를 끌고 오는 부자가 보였다. 대여섯 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 아이는 고개를 쳐들고 무슨 말인가 열심히 하고 있었다.

그 말을 들으며 가만히 미소 짓는 어른은 아버지 같았다. 사랑스런 얼굴로 세상 부러울 것 없는 부자의 모습은 노을빛 속에 행복해 보였다.

나는 그들이 지나간 뒤 돌아서서 뒷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그 모습이 낯설지 않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스쳐가는 가을바람처럼 잠깐이지만, 낯선 이의 뒷모습에서 느껴진 것은 무색의 작은 행복이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사람들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러나 그 부자와 달리 사람들의 뒷모습이 행복해 보이지 않는 것은 또 왜일까?

기대감이 무너지자 쓸데없는 행동을 후회하며 돌아서 걷기 시작했다. 누군가에게 나의 뒷모습이 행복해 보이길 바라며 걸어가는 가을 저녁의 거리에 하나씩 가로등이 켜지고 있었다.

이제 곧 낙엽으로 덮일 거리에…

낙엽이 가는 길

예감이었다
이 밤 지나면 허무의 시집 사이로
그렇게 한 번 계절이 빛난다는 것
기다리는 시간이 사라지기 전
빈 뜰에서 찾은 한 잎의 사랑이여

뜻 없는 열망의 허상 사이로
너는 알몸의 한 싯구이려니
포도주 빛 접시 위에 눈물이 흘러
소리 없이 구겨지는 그 여자의 밤

그렇게 한 번 기다려 보지만
가을의 여백에서 하얀 뼈로 남은
낙엽의 울음이여
홀연 이별의 시간을 기억하다
다시 슬퍼질
한 장의 먼 사랑

박소향 시인|master@thegolftimes.co.kr
<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시인 박소향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시와수상문학 사무국장으로, 스마트폰 전자책문학 ‘파란풍경마을’의 시낭송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시사랑운동’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골프장TF전략사업기사제보광고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특별시 중구 충무로2가 50-5 태호빌딩 505호  |  발행·편집인 : 문정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문정호  |  전화 : 02-2277-7371  |  팩스 : 02-2277-1480  |  이메일 : master@thegolftimes.co.kr
제호명 : 골프타임즈  |  문광부등록번호: 서울 아 02033  |  사업자등록번호 : 202-16-92335  |  통신판매업사업자번호 : 제2012-서울중구-0827호  |  출원번호 : 40-2012-0016887
골프타임즈는 상표법에 의거하여 특허청에 상표(국,영문)등록이 되어있습니다.  |  골프타임즈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 보호를 받으며 무단복제 및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2017 골프타임즈.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