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정노천 기자] 16일 스카이72골프(인천 영종도, 파71, 6,512야드) 하늘코스에서 열린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 우승상금 3억원) 셋째 날 이승현(26)은 보기 1개, 버디 5개를 잡고 4언더파 67타 중간합계 10언더파 203타(70-66-67)로 2위와 1타차 단독선두에 올랐다.

투어통산 5승을 달성한 이승현은 지난해 2승(혼마골프-서울경제 클래식-10월, 문영퀸즈파크 챔피언십-7월) 이후 11개월 만에 시즌 첫 승에 도전한다.

대회를 마치고 이승현을 만나 소감을 들었다.

▲ 오늘 경기 소감?
3라운드를 단독 선두로 마친 것도 모르고 플레이 했다. 그만큼 몰입도가 좋았던 것 같다. 우승보다 내가 할 일을 하고 욕심 없이 경기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샷이나 퍼트가 아주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 내일이 기대된다.

▲ 첫 버디가 6번 홀에서 나왔다. 조급하거나 답답하진 않았나?
1, 2라운드 때도 6번 홀에서 파를 했다. 신경 쓰지 않고 여유롭게 하면서 남은 홀들에서 충분히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차분하게 경기했다.

▲ 후반홀 상승세였다 18번홀 아쉽게 보기했다.
세컨샷이 우측으로 밀렸다. 해저드에 빠졌다고 생각했는데 러프에 걸렸다. 이 코스는 러프가 깊어서 그린에 올리기는 힘든 상황이라 레이업샷을 했는데, 그린 근처까지 못가고 벙커에 빠졌다. 투 퍼트로 마무리했다.

▲ 지난해 2승을 거두고 올 시즌 기대를 받았지만 안 풀리는 모습이었다. 이번에 다른 모습이다.
마음이 가장 달라진 것 같다. 상반기에는 조급했는데 그런 부분을 털어버리려고 노력하고 하반기를 맞으니까 여유도 생기고 샷이나 퍼트에서 더 좋은 퍼포먼스가 나왔다. 그러다보니 우승 기회도 많아지는 것 같고 샷감이나 경기력이 좋아져 기대도 하게 된다.

▲ 하반기 목표는?
톱10에 오르는 것이 목표다. 긴장감을 갖고 경기를 하고 싶었다. 우승하려면 압박감이 많은데 그런 걸 자주 경험해야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긴장감, 압박감 등 상황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이번 대회 리더보드가 계속 바뀌고 있다. 최종라운드 우승에 변수는?
이 코스는 전장이 길고 바람이 심해 선수들이 긴장하게 되고, 샷이 한 번 안 될 때 실수가 클 수 있다. 숏 아이언보다 우드나 롱 아이언을 많이 잡다 보니 어려운 샷에서 미스가 나면 보기가 나올 수 있는 위험 요소들이 많다.

▲ 올 시즌 잘 안 풀린다는 얘길했다. 이유가 뭘까?
한 가지만 꼽을 순 없고 전체적으로 그랬다. 하루는 드라이버가 안 되고 하루는 퍼팅이 안 되는 식이었다. 안되면 화가 나고 스트레스가 생기고 악순환이었던 것 같다. 기술적으로 부족하거나 큰 문제점이 있는 건 아니었는데 조금씩 문제였던 것 같다.

▲ 톱클래스 스윙을 가지고 있으면서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을 보였다.
선수들이라면 다 같은 마음이겠지만 18홀을 치다 보면 매 홀 항상 같은 감이 아니다. 갑자기 좋은 느낌의 홀들이 있다. 다른 선수들도 매커니즘이 좋은데 나처럼 느낄 것이다. 어떤 날은 좋다가 어떤 날은 안 좋다가 한다. 그것에 크게 의식 하지 않고 지나가길 바라며 기다리는 마음, 인내심이 필요했던 것 같다.

▲ 드라이버 거리는 줄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나?
거리가 줄었고 그 때문에 상반기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하지만 드라이버를 세게 치다보니 몸이 아프고 부상이 왔다. 거리가 문제가 아니라 몸을 아프지 않게 하는 것이 먼저였다. 대신 잘하는 우드와 롱 아이언에서 많은 기회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 오늘 경기에서 지난해 본 부드러운 스윙을 보는 느낌이다. 특별히 비운 것이 있을까?
우승 욕심을 비웠다.(웃음) 시즌 시작 전에 이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다고 인터뷰도 했는데, 그걸 잊어버릴 정도로 몰입도가 높았다. 우승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가 해야 할 것을 하고 결과를 받아들이자는 생각이었다.

▲ 내일 짧아진 13번 홀을 어떻게 공략?
한 번에 볼이 그린에 안 올라간다. 티샷 거리가 많이 나서 20-30야드 정도 남은 거리에서 어프로치샷을 하기가 더 힘들다. 50-60야드 남기고 그린에 공을 세우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본다.

▲ 이 대회 우승을 욕심 낸 이유?
BMW를 좋아한다.(웃음) 한번 BMW를 타봤는데 좋았다. 내 차가 아직 없어서 가지고 싶다.

▲ 내일 챔피언조에서 경기한다. 각오 한 마디?
좋은 기회가 찾아와서 기분 좋고 기대된다. 우승 욕심을 버렸다고 했는데 내일도 욕심 부리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싶다. 오랜만에 챔피언조에서 우승 경쟁을 한다는 자체를 즐기고 오겠다.

▲ 처음 출전한 지난해 US여자오픈에서 배운 점은 무엇이고 국내 투어에서 어떤 자극이 되었는지?
컷 오프됐다.(웃음) 한국에서 하던 기술로는 할 수 없는, 미국 골프장 잔디에 맞는 기술이 따로 있는 것 같았다. 그런 점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유소연, 박인비 프로와 공식연습라운드를 같이 하면서 좋은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언니들은 골프를 즐기고 있었다. 나도 이런 마음으로 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내일 승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홀이 어디며 라운드 전 계획을 생각하는지?
경기 전 예상하고 계획을 철저히 세워 나가는 성격이다. 내일 어떤 마음으로 해야겠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대처해야 겠다 등을 생각하고 준비한다. 야디지북에도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을 써서 나간다. 시합 때 긴장되거나 경기가 잘 안 풀리면 구절을 보며 마음을 다잡는다.

내일 승부처는 마지막 3홀, 16~18번홀이라고 생각한다. 16번 홀은 롱 아이언을 잡고 온 그린하기 까다롭다. 바람이 돌고 그린이 다른 홀보다 튀기 때문에 온 그린을 못하면 굴곡, 낭떠러지 많아 어프로치로 파 세이브하기 어렵다. 17번 홀은 가장 어려운 홀로 정평이 나 있다. 18번 홀은 그린 앞에 갤러리 스탠드가 있어 압박감이 있다. 잘하고 싶다는 마음을 이겨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사진제공=KLPGA
정노천 기자｜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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