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PGA 코리안투어 티업 지스윙 메가오픈 첫날 임성재가 12번 홀에서 드라이브샷을 날리고 있다.(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음)

[골프타임즈=유충경 프로] 필드에서 생각이 많아 스윙이 안 된다고 호소하는 선수나 골퍼를 자주 만날 수 있다. 스윙 생각, 라이 생각, 볼이 어디로 날아갈지, 이 홀에서 버디를 할 수 있을지 이 같은 수많은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하다는 것이다.

분명 골프는 ‘생각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 또는 ‘언제 생각을 할 것인가?’를 정확히 알아야 하고 미리 대처해야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각의 절차와 방법이 연습되어야 한다. 필드에서만 연습해서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수한 필드 경험을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연습 과정 속에 이런 절차를 삽입하여 미리 대처할 수 있다. 하지만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 언제 이런 어려움이 있었냐는 듯 오로지 볼만 치는 것에 혈안되어 있다.

바쁜 일상에서 없는 시간을 쪼개어 연습하다보니 일분일초가 아까워 볼을 많이 치는 게 남는 거라는 마음이 드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필드에서 생각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면 연습하는 과정에 보다 분명한 해결책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필드나 연습에서 생각을 줄이고 간결하게 스윙하기 위해서는 스윙이 이루어지는 절차를 이해해야 한다.

이전 컬럼에서 이야기했듯이 스윙을 만들어내는 절차를 ‘스윙 프로세스(swing process)’라고 한다. 한 번 스윙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우선 1)환경을 분석하고 2)그 결과를 자신의 능력에 결부하여 다양한 선택지에서 한 가지 클럽과 스윙의 종류를 선택하며 3)볼이나 라이의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인식, 미리 대처해야 할 것을 도출하고 확인해봄으로써 4)마지막인 샷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한 번의 스윙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사고적 과정과 움직임 과정을 분리하여 과정 속의 역할을 알고 적용해야 자신의 진짜 실력을 발휘 할 수 있다.

스윙이 이루어지는 절차를 보면 어떤 스윙을 할 것인지 디자인하고 이 과정에서 인지에너지를 사용하여 충분히 사고(생각)하는 시간(사고시간)을 갖고 이를 토대로 스윙에 결부(체감피질 및 소뇌 사용)하여 이루어진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학습 종류로 분류한다면 ‘사고적 운동학습’에 속하며 이 형태의 특징으로는 사고하는 시간이 길고(3초 이상) 뇌의 여러 기관(대뇌와 소뇌)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전의 학습 종류는 크게 언어학습과 운동학습으로만 이루어져있었으나 많은 형태와 사용 영역을 설명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다 세분화 되어 골프는 ‘사고적 운동학습’에 속한다.

이런 학습 종류의 특성은 골프 룰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그것은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시간이다. 스윙이 이루어지는 실재적인 시간은 2~3초이지만 그 전에 필요한 사고적인 시간을 고려해서 그에 해당하는 몇 십 배나 되는 시간을 주는 것이다.

이렇게 골프 스윙은 사고와 움직임이 결합되어 이루어지는데 연습할 때는 이런 과정이 무시되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사고하는 과정 즉, 생각하고 결과를 도출하여 연습스윙에 제시, 확인하여 의식 없는 움직임의 과정 즉, 샷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과정은 번거롭고 의구심이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귀찮음과 의구심으로 연습에 적용하지 않는다면 정착 필요할 때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또한 이런 생각의 절차와 방법을 알고 있어 필드에서 언제라도 사용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연습 없이 필드에서 사용하려다 보면 생각이 많아 행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않는 현상인 ‘분석 마비(Analysis Paralysis)’를 경험한다. 이런 오류를 경험하고 싶지 않다면 미리미리 연습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스윙에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을 점검하고 느껴보는 과정, 어드레스나 그립과 같은 기본 요인의 점검 과정, 힘과 호흡의 이상유무를 감지하고 확인하며 샷을 하는 연습은 하루 단 몇 분, 몇 개의 스윙에 적용해 봐도 필드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

‘스윙 프로세스’를 아는 것과 실제로 연습을 통해 체험하고 적용해 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필드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연습장에서 적용해보는 과정은 필수적이다. 다소 시간대비 연습량이 적어 질 수밖에 없지만 필드에서 생각을 비우고 물 흐르는 듯한 스윙을 한다는 것은 자신 100%의 능력을 발휘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유충경 박사
ㆍ한양대학교 일반대학원 박사(스포츠심리 전공)
ㆍKPGA 프로 및 중앙경기위원
ㆍ심리상담사 1급
ㆍ스포츠심리상담사 1급 수료
ㆍ한양대 교수, 한국골프대학 초빙교수
ㆍ골프 멘탈 트레이너

유충경 프로｜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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