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설수와 논란만 낳은 채 마무리된 아리아나 그란데(미국)의 내한 공연.

[골프타임즈=김윤겸 칼럼니스트] 지난 15일 미국의 유명한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가 한국 공연을 가졌다. 하지만 공연 이후 며칠이 지난 뒤에도 잡음은 여전하다. 그란데가 내한하면서 보여준 입국과정과 공연 안팎의 구설수 때문이다.

그란데는 당초 일정과는 달리 15일 공연 당일 불과 세 시간 전에 입국해 리허설과 팬미팅을 축소 진행했으며 65만원에 상당하는 VIP 패키지를 관객들에게 부분 환불하는 일도 벌어졌다. 입국에서 공연, 출국에 이르는 일정 전반이 무성의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이에 공연 주최 측인 현대카드는 논란과 관련해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앞서 그란데는 영국 공연장 테러 사건이 자신의 무대에서 일어났던 당사자다. 이에 최근 북한의 도발 등으로 불안해 보이는 한반도 정세 때문에 테러에 대한 트라우마로 한국 공연 일정을 짧게 변경한 것이 아닌가 하는 시각이 제기됐다.

하지만 여러 가지 무성의한 정황으로 봤을 때 단지 테러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행보를 보였다. 만약 북한 도발 불안이 원인이었다면 아예 사전에 공연을 취소할 수도 있었을 법 하다.

그란데의 내한은 최근 팝 음악계의 스타가 전성기에 추진됐다는 점에서 화제를 불러 모았다. 하지만 정작 그란데는 사실상 일본 공연 후 잠시 몇 시간 체류하며 한국을 스쳐 지나는 듯한 일정으로 빈축을 샀다. 국내 팬들로서는 다시 한 번 한국 공연시장에 대한 유명 팝스타의 열악한 인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성기의 해외 유명 팝스타들이 국내 공연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 10여 년 전 안팎이다. 그전에는 일본 공연의 전후 경유지로 잠시 들르거나 아시아 투어를 하더라도 아예 한국은 제외시키던 경우가 많았다.

이웃나라 일본에 비해 팝음악 시장의 규모도 작거니와 수익성 측면에서 그다지 매력적인 시장이 아니기 때문. 하지만 최근 해외 유명 뮤지션들 사이에서 한국은 매력적인 공연 장소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바로 음악 팬들의 남다른 공연 문화 때문이다.

국내 공연은 이른바 ‘떼창(제창)’이라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이는 공연에서 뮤지션들의 곡을 관람객들이 열성적으로 따라 부르는 현상이다. 떼창으로 대표하는 국내 음악팬들의 뜨거운 공연 분위기는 해외 유명 뮤지션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영국 밴드 뮤즈는 국내의 떼창 문화에 감명을 받은 후 새 앨범 발표 때마다 한국 공연을 빼놓지 않고 있다. 또 마룬5, 메탈리카, 에미넴 등의 유명 뮤지션들도 한국의 열광적인 공연 문화의 남다름을 느끼고 이것이 알게 모르게 해외에서도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특히 열성적인 한국의 공연문화는 조용한 분위기에서 펼쳐지는 일본 공연과 대조돼 더 부각되기도 했다.

그란데의 이번 논란은 여전히 한국은 해외 뮤지션들에게 낮은 인식과 선호도를 가진 공연지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것에 불과하다. 한국을 다녀간 상당수 뮤지션들이 깊은 인상을 받았다 하더라도 여전히 한국은 해외 음반시장의 불모지에 불과하다.

이번에 그란데가 보여준 공연일정과 이후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보인 반응 등은 한국이 아무런 매력을 느낄만한 곳이 아님을 보여준다. 그냥 일본 공연에 패키지 형식으로 끼워 팔기를 할만한 곳,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해외 뮤지션들의 여전히 낮은 한국에 대한 인식은 다수의 음악팬에게 상처를 줄법하다.

김윤겸 칼럼니스트｜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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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겸 컬럼니스트는
TV리포트, 티브이데일리, 시크뉴스에서 취재팀장을 담당했다. 현재 트레블라이프 편집장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