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향 詩수다 42회] 오래 전 추억으로 찍는다

그 시퍼런 바다, 그 낭만의 모순에 앉아 박소향 시인l승인2017.08.14l수정2017.08.14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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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타임즈=박소향 시인] 지금도 바다를 보면 가슴 한구석 아련히 떠오르는 친구가 있다.

영덕 바닷가에서 살던 예쁘장하고 영리하던 친구였는데, 방학 때마다 우리 동네에 사는 언니네 집으로 놀러오던 그 애와 친구가 되었다.

바닷가 바위 위에 앉아 찍어 보낸 사진들이 얼마나 부럽고 멋져 보였던지…

“이 사진 속 바다는 다 내 꺼야, 언제든 놀러와.”

편지마다 자기가 사는 영덕 바닷가로 놀러오라던 그 친구의 바람을 나는 한번도 들어주질 못했다. 그러다가 연락이 끊긴 채 긴 세월이 지나가고 말았다.

지금이야 자가용으로 먼 곳도 편하게 다닐 수 있지만, 예전에는 엄두도 못냈다. 삶의 절반을 더 넘게 산 후에야 그 친구가 앉아 찍었을 것 같은 바닷가의 그 바위 어디쯤에서 나도 사진을 찍었다.

그토록 열망하고 동경했던 그 친구의 바다, 그 물빛과 파도를 포옹하면서. 그 시퍼런 낭만의 바다와 추억의 모순을 깨달으면서.

찰칵! 찰칵!

너의 바다에 왔어. 파도가 부서지는 바위마다 네가 앉아 있는 것 같다. 친구야!

그리운 바다 

아득한 색으로 다가와 
물거품으로 사라지는
미지의 수평선
그거 시퍼런 사랑의 모순

한 밤중 달빛에 부서지는 
젖은 파도 소리
낮은 갯바위 
비밀히 들려오는 속삭임들

그리운 것들은 왜 항상 멀리 있는가

오래 전 추억 하나
길 위에서 줍는다

박소향 시인|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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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박소향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시와수상문학 사무국장으로, 스마트폰 전자책문학 ‘파란풍경마을’의 시낭송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시사랑운동’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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