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철 골프 심리학] 골프의 악순환 ‘Double A-P 시스템’

‘~하지 마라’ 공을 본능적으로 잘 쳐낼수록 ‘폼’ 좋아져, 이종철 프로l승인2017.07.10l수정2017.08.16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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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라, 기술에만 집착하는 선수라면 일반적인 선수생활은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우승의 영광은 머나먼 남의 나라 이야기가 될 뿐이라는 것을...

[골프타임즈=이종철 프로] 투어를 뛰는 프로선수들이라고 해서 모두 똑같은 프로들이 아니다. ‘우승후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는 선수들, 예선통과는 하지만 늘 톱텐(top ten)에 오르지 못하는 선수들, 늘 예선통과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고민하는 선수들, 예선탈락이 당연한 선수들, 애당초 투어카드를 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를 고민하는 선수들, 자신은 어디에 해당되는가? 적어도 예선통과가 목표인 골프를 하고 있다면 ‘Double A-P 시스템’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Double A-P 시스템’은 분석(analysis)-불안(anxiety)-집착(preoccupation)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굴레이다. 이 시스템은 ‘어떻게 하면 집중을 깰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자신감을 떨어뜨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긴장감을 높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체계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이 작동되는 이유는 ‘골프 스윙’을 특별하게 배워 익혀야 하는 기술이라는 관점에서 접근을 하기 때문이다. 어떤 동작의 작용원리, 특정동작을 잘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 우리는 흔히 ‘스윙 메커니즘(mechanism)’이라 일컫는다. 메커니즘! 영어로 표현하니 뭔가 있어 보이지 않는가? 그래서 고가의 레슨비를 지불하면서 그만한 뭔가의 특별함을 배우는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스윙에서 그러한 특별함은 존재하지 않는다.

필자가 골프를 가르칠 때 많이 하는 말이 있다. ‘생각하지 마라, 폼을 만들지 마라, 피니시를 만들지 마라, 특정 동작을 만들지 마라’ 이렇게 ‘하지 마라! 하지 마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된다. 본능과 감으로써 ‘그냥’ 하면 될 것을 어디서 그렇게 보고 듣고 배워왔는지 나도 모르는 스윙이론을 쏟아내기도 한다.

‘골프는 폼이 좋아야 잘할 수 있다’는 말이야 말로 함정에 빠질 수 있는 가장 그럴싸한 말이다. 스윙은 ‘폼’이 아니다. 스윙은 단지 그저 그냥 공을 쳐 날리는 것이다. 단순한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공을 본능적으로 잘 쳐낼수록 ‘폼’은 좋아지게 된다. 거꾸로 생각해야 한다.

이렇게 스윙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기술을 열심히 배우려는데 매진하고 그 기술을 몸에 굳히려고 부단히 애를 쓴다. 레슨을 받으면서 때로는 비디오 분석을 시도해보고 유명선수들의 동작도 따라 해본다. 급기야 ‘완벽한 스윙을 만들어보겠다’는 굳은 결의를 다짐하기도 한다. 날마다 아주 열심이다. 태도 하나는 좋다. 그리고 이렇게 노력했으니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골프는 노력한 만큼 보상을 주지 않는다.

문제는 실전으로 이어진다. 미스샷이 나오면 무엇이 문제일까 분석을 하기 시작한다. 그토록 열심히 했건만 예상치 않은 실수가 나오니 무엇이 문제인지 궁금할 것이다.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아! 이거다!’하면, 생각해보라! 그것이 얼마나 갔던가? 지금 이 순간에도 ‘아직도 잘 모르겠다.’는 것이 답이라면 그것이 솔직한 답일 것이다.

이렇게 알다가도 모를 골프에 마음의 상처는 깊어가고 또 언제 OB가 날까 불안에 떨게 된다. 해도 해도 안 되니 이제는 매순간 자신을 의심하는 지경에 이르고 만다. 자신감도 떨어지고, 집중도 안 되고, 불안한 마음에 시합이 잘 될 리가 있겠는가? 실수는 잦아지고 실수를 하면 할수록 마음은 점점 조급해진다. 이제는 예선탈락이 일상화 돼가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까지 꿈틀거린다. 불안과 불안의 연속이다.

매슬로우(Maslow)의 말을 기억할 수 있는가? 인간은 ‘안전에 대한 욕구’가 있다고 했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보아도 인간은 항상 안전을 추구하는 것 같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놀이기구라도 탄다면 내가 이렇게 겁이 많은 사람인지 새삼 느낀다. 창피해서 말도 못한다. 산길에서 뱀과 마주치기라도 하면 바짝 굳어버리는 내 몸이 신기할 따름이다. 뱀이 그토록 무서운 존재인지 내 자신을 재발견한다.

골프선수도 마찬가지이다. 실수가 잦아지면 두려운 마음, 불안한 마음이 앞선다. 그리고 그것을 해소하고자 스윙을 분석하고 스윙교정에 매달리게 된다. 그리고는 TV에 나오는 유명선수들이 했던 만큼의 노력에 ‘나는 아직 미치지 못했다.’라고 생각하면서 더욱 ‘열심히’를 다짐한다. 태도 하나는 여전히 좋다. 이렇게라도 안하면 불안감을 떨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장 내일 시합도, 앞으로의 미래도, 염려스러운 마음에 이렇게 ‘무의식의 나’는 안전에 대한 욕구를 갈망한다. 그리고 기술 분석, 스윙 메커니즘에 집착하면서 의무적이고 형식적인 연습으로 일상을 보내게 된다. 결국엔 왠지 모를 답답함과 씁쓸함, 그리고 괴로움과 우울감을 경험하면서 선수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만다. 이것이 ‘Double A-P 시스템’의 말로이다.

당신은 어디쯤에 와 있는가? 기억하라. 이렇게 기술에만 집착하는 선수라면 일반적인 선수생활은 할 수 있을지 몰라도 결단코 우승의 영광은 머나먼 남의 나라 이야기가 될 것이다. 여전히 들러리가 되기에 충분하다. 이렇듯 스윙을 포함한 모든 기술 훈련에 있어서 과도한 분석 행위는 실수를 유발하면서 불안을 조장한다. 그리고 그 불안의 해소를 위해 집착이라는 악의 구렁텅이로 빠지게 되는 것이다.

‘Double A-P 시스템’이란 분석(analysis) 불안(anxiety) 집착(preoccupation)이 한데 어우러진,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 삼위일체이다. 이는 우울한 골프, 망할 놈의 골프로 인도하는 몹쓸 체계라 할 수 있다. ‘두 개의 A’에서 ‘P’로 이어지고 ‘P’는 다시 ‘두 개의 A’로 이어지는 악순환 체계로 이해하면 되겠다. 좀 있어 보이기 위해 영어로 조합해 봤다.

어떠한가? 영어식 표현, 영어로 된 스윙기술, 영어로 포장된 지도자 경력, 죄다 영어로만 되어 있으면 뭔가 특별하게 보이는가? 눈에 좋아 보이는 것에 현혹되지 마라. 당신이 모르는 진실이 숨어 있을 수 있다. 보기 좋게 꾸며놓은 스윙분석 시스템에 현혹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종철 프로
한국체육대학교 학사, 석사 졸업, 박사과정(스포츠교육학, 골프심리 전공)
現 서경대학교 예술종합평생교육원 골프과정 헤드프로
現 필드의 신화 마헤스골프 소속프로
前 한국체육대학교 골프부 코치
前 골프 국가대표(대학부) 감독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원
골프심리상담사
의상협찬 : 마헤스골프

이종철 프로|forallgolf@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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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골프, 마음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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