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김정겸 칼럼니스트] 혁신(革新)에서의 혁(革)은 ‘가죽’을 의미한다. 혁신이란 살가죽을 벗겨내어 새로운 자기로 태어나는 것이다. 따라서 뼈를 에이는 고통(노력) 없이는 누구도 성공할 수 없다.

배우라면 특히 그렇다. “연기의 폭이 좁다”는 이야기는 “변신의 폭이 좁다”는 말이다. 따라서 자신의 “정상급 스타배우가 되고 싶다”라는 유명 연기자로서의 꿈은 이루어지기 어렵다. 이런 배우는 ‘학습된 무기력’에 빠져서 다음 어느 작품을 하더라도 실패를 하게 된다.

착한 역 만이 아니라 악한 연기도 해야 한다. 잡식성의 배우가 되어야 다양한 사람들의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최민식, 한석규, 하정우 등 연기 폭이 넓은 배우들에게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여배우가 비구니가 되어 머리를 깎는 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17C 종교개혁자인 마틴 루터(M.Luther)는 “머리카락은 여자에게 가장 좋은 장신구”라고 했다. 또한 디자이너 위베르 드 지방시(Hubert de Givenchy)는 “헤어스타일은 여성의 마지막 비밀”이라고 말했다. 김행수 영화감독의 “여배우가 피하고자 하는 역할이 비구니”라는 말이 이를 입증한다. 그도 그럴 것이 촬영 내내 머리를 삭발하고 있어야 하니 여배우로서는 도저히 용기를 낼 수 없을 것이다.

이들의 말은 결국 여자의 머리카락과 헤어스타일이 갖고 있는 은밀한 아름다움의 칭송이다. 이처럼 은밀한 아름다움을 자신의 몸에서 없애 버림은 여자배우에게는 분명 변화를 꾀하는 혁신이다.

영화배우 김정은은 TV드라마 '해바라기'(1999)에서 삭발까지 감행했다. 그 이유는 자신의 연기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그때 잘랐던 머리카락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1984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 ‘비구니’에서 김지미의 삭발, 1989년 역시 같은 감독의 작품인 ‘아제아제 바라아제’에서 강수연의 삭발연기도 화제가 되었고 그네들의 삭발에 대해 대중은 많은 찬사를 보냈다.

얼마 전 김행수 감독의 차기 작품인 ‘공유(空有):가제’가 곧 크랭크 인 되리라는 소식을 들었다. 그 영화의 주연으로 유력한 여배우 ‘한지성’도 극중 비구니 연기를 위해 삭발을 결심했다고 한다. 한지성의 삭발 또한 기존의 연기의 폭에서 벗어나려는 변신이다.

하루살이는 하루만 살고 죽기 때문에 열정적으로 산다. 백년 살기를 하루 살기처럼 살아가라. 그러기 위해서는 꿈을 꾸어야 한다. 일본 삿포로 농림학교의 교수였던 윌리엄 클라크(William S.Clack) 박사는 고별연설에서 "Boys be ambitious!(젊은이여, 야망을 가져라)"라고 말했다.

꿈은 가진 만큼만 이루어진다. 그렇다고 노력 없이 꿈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꿈을 이루기 위해 많은 시도(노력)를 하게 되고 그 지점에서 우리는 성장하게 된다. 국민의 손에서 탄생한 걸 그룹 ‘아이오아이(I.O.I)’가 있다. 이들은 국민의 선택으로 이루어진 아이돌이다. 국내 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 101명이 치열한 연습을 통해 국민 프로듀서의 선택을 받았다. 말 그대로 서바이벌(생존)이다. 살아 남기위해 그들은 기존의 자신을 지우고 새롭게 태어나려고 노력한다. 그런 팀만이 살아남는다.

연극의 브로드웨이 프로젝트 팀은 ‘서바이벌’을 통해 기존멤버들과 외부 객원배우들이 경쟁을 펼쳐서 그 경쟁에서 지면 기존멤버들도 연극에서 하차한다. 외부의 객원배우들 모두 많은 공연경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조차도 자신의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도전을 감행한다. 거기서 탈락이라도 한다면 이제까지 쌓아온 자신의 이미지와 명성의 실추로 이어진다. 그럼에도 그들은 도전을 한다. 그 이유는 단 한가지이다. 자신의 변화를 통해 또 다른 자아를 자신의 마음속에 살려 놓기 위해서이다. 즉, 혁신이다. 자신이 혁신 마인드를 갖지 않으면 고정된 틀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가수도 록에서 트로트로 변신하듯이 혁신이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그룹 ‘사랑과 평화’의 리드보컬이었던 이주엽에게도 찬사를 보낸다.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변신을 꾀하는 가수이다. 우리 사회는 이런 가수와 배우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꿈이 연예인이라면 그 꿈의 실현을 위해 자신을 변화시켜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pork the box!"해야 한다. box안의 내용물을 우리는 모른다. 따라서 포크로 찔러봐야 그 내용물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자신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box를 찔러 보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자신이 어떤 일을 함에 있어 최선을 다하지 않고 감나무의 감 떨어지기(행운)를 기다리는 수주대토(守株待兎)의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금메달에게만 박수를 보내지 말자. 메달을 따지 못한 꼴찌에게도 박수를 보내자. 그래야 우리 대중문화가 융성해 질 것이다.

신자유주의의 냉혹한 시장 경쟁 원리가 지배하는 대중예술에 있어 많은 팬들의 응원은 예술가들을 성장시키는 촉진제이다. 그들이 더 큰 꿈을 꾸고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응원하고 기원한다.

야생의 사회에서 살아남는 자는 노력하는 삶을 사는 자이다. 이런 의미에서 Viva La Vida!

김정겸 칼럼니스트｜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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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김정겸은\
철학박사, 文史哲인문학연구소장, 현재 한국외국어대학 겸임교수로 재직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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