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정노천 기자] 김지현(26)이 역전 우승하며 개인통산 3승을 달성했다. 2013년 8월 넵스 마스터피스 첫 승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승리다.

4일 롯데스카이힐 제주CC(파72, 6,289야드,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롯데칸타타 여자오픈(총상금 6억원, 우승상금 1억2천만원) 최종라운드 김지현2는보기 1개, 버디 6개를 잡고 5언더파 67타 최종합계 14언더파 202타(71-64-67)로 공동 2위(김현수, 김예진)를 1타 차로 제압했다.

행운의 17번홀(파3)까지 오는 동안 김지현2는 김현수에 1타 뒤진 2위였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극적인 버디를 잡고 역전에 성공했다.

김지현은 대회 기간 동안 보기 4개 버디 18개를 잡는 저력을 보였다. 생애 첫 승은 2012년 LIG 손해보험 클래식(9월)에서 일궈냈다.

대회를 마치고 김지현2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 경기소감?
기다려왔던 4년만의 우승이라 정말 기쁘고, 아버지(김재중, 61)와 함께 이뤄낸 우승인 것 같아서 더욱 기쁘고 효도한 것 같다. 사실 아버지가 이번 대회 때 아프셔서 굉장히 컨디션이 안 좋으셨다. 병원 가서 링거 맞을 정도였는데 ‘이 골프가 뭐라고 딸이 아버지를 이렇게 힘들게 하나’라는 생각에 이번 대회 결과가 어떻든 아버지에게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근데 우승이라는 결과를 낳게 돼서 마음의 짐을 던 기분이다.

▲ 아버지에게 부탁해서 다시 백을 부탁했다고 들었다.
작년에도 틈틈이 매 주셨는데 작년에 잘 쳤던 대회는 아버지가 매셨던 대회다. 연세가 있어 마음 편히 골프 치라고 백을 놓으셨는데 초반에 롯데 렌터카 오픈 예선전 떨어지고 성적이 안 나와 좋은 기억 있으니까 마음의 안정을 찾을 때까지 백 매달라고 부탁 드렸는데 흔쾌히 응해주셨다. 이데일리부터 매 주셨다. 그 전에 준우승 했을 때도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 어떤 점에서 아빠 캐디가 도움이 많이 되는지?
골프를 시작하고 처음부터 함께 했기 때문에 내 스윙, 스타일을 모두 잘 알고 있는 점, 미스가 나오면 조언도 많이 해주고 골프도 잘 치신다. 싱글 골퍼다. 그린 브레이크도 잘 봐 도움이 많이 된다.

▲ 김현수 18번홀 세컨샷이 해저드 들어가는 것 보고 안전하게 친 건가?
아니다. 처음부터 목표는 우측 해저드를 고려해서 왼쪽으로 친 건데 바람 타고 더 왼쪽으로 갔다.

▲ 아버지가 아픈 몸으로 백을 매는 모습 보며 더 잘 쳐야겠다 생각했나?
그것 때문에 힘내고 더 집중해야겠다는 생각했다. 마지막 날 항상 소극적인 플레이 하면서 실수가 나와 부모님이 속상해 하셨다. 그래서 소극적인 모습만 보이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실수해도 자신있게 쳐서 실수를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쳤다.

▲ 원래 퍼트가 약점?
퍼트를 못한다고 생각하는데 주위에서는 퍼트를 잘한다고 한다. 올해 들어와서는 퍼트가 심하게 안 돼, 3퍼트도 많이 나와 타수를 잃었었다. 대회 때마다 3퍼트만 하지 말자는 작은 목표를 세우고 나온다. 다행히 오늘 3퍼트 안 해 우승까지 이어진 것 같다.

▲ 변화 준 것이 있는지?
롯데 렌터카 여자오픈 예선 탈락하고 나서 퍼트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주말, 쉬는 날도 반납하고 연습에 매진했다. 샷보다 퍼트에 매달렸는데도 퍼트가 안돼서 이렇게 노력하는데 언제 퍼트가 잘 될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이번 대회 특히 17번 홀에서 10m 내리막 롱퍼트가 잘 들어가 노력을 보상받은 기분이었다.

▲ 결정적이었던 홀은?
당연히 17번 홀이라 생각한다.

▲ 김현수와 어떤 이야기를 했나?
중간에 현수가 흐름이 너무 좋아 현수가 우승하겠다고 생각하면서 ‘그래도 롯데 소속 선수가 우승해서 다행이다’는 생각하기도 했다. 근데 생각지도 못하게 17번홀 롱퍼트가 들어가면서 그 때 아 ‘내가 마지막 홀에 잘하면 연장까지는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리고는 현수가 마지막 홀에서 해저드에 볼을 빠트려서 우승을 놓쳐서 내가 다 아쉽고 미안했다. 친한 후배고 동생인데, 그 마음을 잘 알기 때문에 마냥 기뻐하긴 힘들었다.

▲ 2013년 우승, 2014년부터 부상이다.

운동도 많이 하고 회복이 됐다. 모든 선수들이 부상과의 전쟁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골프라는 운동이 한쪽만 많이 쓰는 운동이라 가끔 아플 때도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회복이 거의 다 됐다.

▲ 이번 우승으로 내년도 롯데 챔피언십 출전권을 획득했다. 소감은?
한 번도 나가본 적 없는 대회다. 큰 무대를 나가게 돼서 기분 좋고 나가서 많이 배워야 할 것 같다.

[김지현2 주요 홀별 상황]
3번홀 D→100야드 50도 웨지→핀 앞 2.5m 1퍼트 버디
5번홀 135야드 7i→핀 앞 2m 1퍼트 버디
6번홀 D→130야드 7i→핀 뒤 0.5m 1퍼트 버디
12번홀 D→125야드 8i→핀 우측 5m 1퍼트 버디
14번홀 140야드 7i→그린 좌측 벙커 56도 웨지→핀 우측 3m 2퍼트 보기
17번홀 150야드 7i→핀 앞 10m 1퍼트 버디
18번홀 D→200야드 21UT→그린 좌측 10m 56도 웨지 어프로치→핀 우측 0.5m 1퍼트 버디

사진제공=KLPGA
정노천 기자｜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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