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문정호 기자] 21일 스카이72GC(인천 영종도) 하늘코스(파72, 7,030야드)에서 열린 KPGA(한국프로골프) 코리안투어 SK텔레콤오픈(총상금 12억원, 우승상금 2억5천만원) 3라운드까지 선두권을 달리며 5년 만에 국내 대회 우승에 도전했던 최경주는 공동 18위(10언더파 278타)로 최종라운드를 마쳤다.

지난해 10월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이후 7개월 만에 국내 대회 출전하는 최경주는 SK텔레콤오픈에서 3회 우승(2003년, 2005년, 2008년) 기록을 갖고 있다.

대회를 마치고 최경주를 만나 소감을 들었다.

▲ 이번 대회 마친 소감?
먼저 우승한 최진호 선수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 최진호 선수와는 지난 1, 2라운드에 함께 치고 그리고 오늘 최종라운드에 함께 경기했는데 샷감도 좋고 패기도 넘쳐 오히려 내가 젊어짐을 느꼈다. 너무 행복한 하루였다. 마지막 조에 한국을 대표하는 최진호, 박상현 선수와 마지막 조에서 경기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1, 2라운드 이틀 동안 혼신을 다했다. 뭔가 보여주겠다고 말이다. 그랬더니 3, 4라운드 솔직히 힘들었다.

그리고 코스관리와 세팅으로 최고의 경기를 펼치게 해준 스카이72골프앤리조트 관계자 분들과 KPGA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린다. 덕분에 스릴 있는 경기했다고 생각한다. SK텔레콤오픈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게 느껴진다. 그 열의와 정성에 감사를 드린다. 메인 스폰서인 SK텔레콤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어 행복하다. 미국에서 어떤 사람들은 SK만 보고 사우스 코리아(South Korea)에서 후원해주냐? 고 물어보기도 해 ‘자세히 봐라. 옆에 텔레콤 있지 않느냐’ 라고 말하기도 했다.

비록 3, 4라운드 샷이 잘 안됐지만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제 미국으로 가 올 시즌 남은 경기 잘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젊은 선수들과 겨뤘을 때 거리도 뒤지지 않았던 것 같다.
사실 지난 2~3년의 데이터를 보면 거리가 점점 줄고 있었다. 후배들과 치면 항상 20~30m 뒤에서 치고 파5홀에서 투온이 안되어 힘들었다. 그러나 찰리(위창수)에게 스윙을 교정 받고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과거 페이드 구질이었는데 드로우 구질로 바꾸니 확실히 거리에서 이득이 있다. 이번 대회도 가끔 후배들이 내 공 앞에서 플레이 하려했다. 그때 ‘아야~그게 내 공이야’ 라고 말하기도 했다.(웃음) 그랬더니 후배 선수가 머쓱해하면서 다시 뒤에서 플레이하기도 했다.

▲ 최진호의 어떤 부분이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하는지?
선수들의 무언가를 말하기가 어렵다. 음.. 자신이 좋아하는 위치에서 퍼팅할 수 있도록 갖다 두는 것이 중요한데 그런 부분을 잘했다. 또한 샷이 잘 안 돼도 표현을 하지 않더라. 그것은 실수를 잊고 다음 홀을 준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놀라웠다. 그런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최진호와 박상현 선수의 관계를 정확히 모르겠지만 두 선수가 마지막 조에서 집중해서 쳐야하는 상황에도 다부지게 말도 하고, 서로 격려도 하면서 경기하더라. 굉장한 압박 속에서도 두 선수가 연습라운드 하듯이 플레이하는 것을 보고 놀라웠다.

나는 저렇게 했을까? 챔피언 조에서 저렇게 여유롭게 했을까? 라고 자문했다. 나는 그러지 못했다. 이번 대회를 하면서 우리 후배들이 여유도 생기고 자기 게임을 하고 있어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모습에 부럽다고 생각했다.

경기가 끝나면 우승을 떠나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했는가? 스스로 물어보기도 한다. 후배들을 보면 앞으로 크게 잘 될 것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 한국에 오면 선수로서 외에 재단이나 여러 부분 신경 쓸 것이 많을 것 같다. 그런 부분이 경기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는지?
음…식사할 때 반찬이 2개냐 3개냐 따지면서 먹지 않는다. 물론 말은 하겠지만 그냥 먹는 것이다. 만약 선수로서 집중했음에도 잘 치지 못했다면?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했고 우승할 마음이 있었으나 1, 2라운드에 많은 긴장 속에 포커스를 맞춰 경기를 하다보니 3, 4라운드에 힘이 좀 빠졌던 것이다.

미국에서 계속 컷 탈락 하고 있었고, 이 대회에 올 때 국내에서는 환영하는 분위기인데 컷 탈락 한다는 것은 정말 상상하기 싫은 부분이었다. 그래서 1, 2라운드 굉장히 집중하고 혼신을 다했다. 그 이후 컷 통과하니 내 스스로 흐트러졌던 것 같다. 나도 모르는 생리적인 현상들이 확실히 과거에 비해 쉽게 회복 안 되더라.(웃음)

▲ 지금 나이에 스윙에 변화를 주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첫째는 시니어투어를 준비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점점 거리가 줄어드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물리적으로 회복하고 싶었던 것이다. 지금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아직도 변화하는 중이다. 예전보다 눈에 띄게 좋아진 게 사실이다. 특히 퍼트가 너무 좋아졌다.

사실 나는 평생 드로우 구질을 쳐본 적이 없다. 지금 스윙은 드로우 구질이 잘 된다. 만약 어릴 적부터 드로우 구질을 쳤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트리플보기를 한 17번홀(파4)에서 슬라이스 바람에 드로우 구질을 시도했다가 실패해 OB가 났다. 이런 부분이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와 내년을 선수 생활의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마무리 잘 할 예정이다. 2019년 5월 19일이 지나면 시니어투어에 데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환경에 잘 적응할 것이다.

사진제공=KPGA
문정호 기자｜karam@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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