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림건설과 롯데건설로 대치제2지구 시공권 경쟁 구도가 되면서 최종 확정을 위한 건설사 간의 물밑 각축전도 치열하다.

[골프타임즈]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 재건축 지구 중 대치제2지구 시공권 경쟁 구도가 확정되면서 도시정비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치제2지구 재건축 정비사업조합(조합장 이승호ㆍ이하 조합)은 지난달 24일 시공자 입찰을 마감한 결과 ▲대림산업 ▲롯데건설 ▲중흥건설 등 3개 업체가 참여, 조합은 오는 3월 11일 대치2동 주민센터에서 조합원총회를 열고 최종 시공자를 선정하겠다는 구상이다.

대치제2지구 시공권 경쟁이 ‘3파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참여 업체들의 입찰 조건과 어느 업체가 우위를 점할지에 대한 의견도 다양하다. 업계에서는 실적과 브랜드밸류가 약한 중흥건설을 제외하고, 기존에 대치제3지구를 수주하며 구마을 일대 시공권 확보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온 대림산업과 이에 도전장을 내민 롯데건설 간의 ‘양강 구도’가 전개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대치제2지구 조합원들은 두 업체가 그동안 쌓아온 ‘정비사업 분야 실적’과 ‘브랜드밸류’에 중점을 두고 있다. 우선 지난 한 해 실적을 분석해보면 대림산업은 재개발ㆍ재건축사업에서 약 3조3000억원 가량 수주해 10대 건설사들의 경쟁 가도에서 1위 자리를 꿰찼으며 ‘3조 클럽’에 이름을 올리는 등 가시적인 실적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는 약 1조4000억원을 수주하며 10대 건설사 중 5위를 기록한 롯데건설에 비해 대림산업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브랜드밸류다. 최근 서울 강남 재건축 수주전에서 브랜드밸류가 조합원들의 표심을 가르는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해온 점을 고려할 때 이번 대치제2지구 시공권 경쟁은 양 사 간의 브랜드 싸움으로 전개될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시공권 수주를 위해 열의를 쏟고 있는 롯데건설은 대치제2지구 조합원들의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 입찰 전 사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롯데건설은 지난 1999년 ‘롯데캐슬’을 처음 선보였던 때의 센세이션을 이번에도 일으키겠다는 일념으로 브랜드밸류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이에 비해 대림산업은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자재, 디자인이 집약된 프리미엄 브랜드 ‘아크로’를 적용했다. 서초구 신반포1차 재건축 ‘아크로리버파크’, 신반포5차 재건축 ‘아크로리버뷰’, 흑석7구역을 재개발한 ‘아크로리버하임’ 등 ‘아크로’ 적용 단지마다 흥행 기록을 세우고 있어 검증된 고급 브랜드라는 평가가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두 업체 모두 국내 굴지의 건설사답게 최고의 수주 전략을 짜고 있는 듯하다. 다만 롯데건설(롯데캐슬)이 대림산업(아크로)에 비해 다소 불리한 브랜드밸류 열세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수주전의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번 시공권 싸움에 한 가지 변수는 롯데건설의 입찰제안서 상 ‘공사비 포함 항목 누락 논란’으로 이번 입찰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내용은 지난 입찰마감에 제출한 양사의 총 공사비에서 3.3㎡당 대림산업은 548만원, 롯데건설은 498만원을 제시 롯데건설이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조합이 롯데건설의 제안서 내용을 검토한 결과 입찰안내서에 명시한 공사비 포함 항목이 일부 누락돼 있는 점을 발견했다.

조합에서 각 사에 배포한 입찰제안서 작성 기준에 따르면 각종 인입공사비(단지외부공사비 포함), 대안설계 관련 사업시행계획 변경비용, 금융비용(이주비 이자, 이주비 조달경비)을 ‘공사비’ 항목에 포함해 입찰 조건을 제시하도록 했다. 아울러 조합의 ‘입찰참여안내서 규정을 위반할 경우 실격 처리함‘이라고 안내했다.

롯데건설은 50만원을 상회하는 이주비 금융비용 등을 누락시킴으로써 “공사비를 낮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조합원들 사이에 일파만파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입찰 무효의 사유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대형 법무법인 변호사는 “대치제2지구 재건축 조합은 입찰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수단으로서 작성 기준을 사전에 정해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건설은 입찰제안서 작성 기준을 위반해 공사비에 포함시켜야 할 항목을 별도로 제안한 것은 조합원들에게 시공자 선택에 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다른 입찰 참여자들과의 형평성을 보장하기 위한 입찰제안서 작성 기준의 취지를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구마을 재건축 지구 일대에서 전개되고 있는 상황은 이 같은 롯데건설의 ‘공사비 포함 항목 누락 논란’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

우선 인근 대치1지구는 조합 설립 무효 소송으로 사업에 발목이 잡혀있다. 이곳 조합원들은 강남구청이 내준 조합설립인가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걸었고 동의율의 충족, 동의서 종류, 작성 방법 등에서 하자가 발견되면서 조합이 한 차례 패했다. 이후 조합은 지난달 13일 변론재개 요청을 한 상태지만 이곳 사업은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다.

대치제2지구 일부 조합원들은 “조합원들을 속이지 않고 사업을 탄력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업체가 시공자로 선정되길 원한다. 조합에서는 공정한 시공자 선정을 위해서라도 입찰지침에 대한 정확한 의견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특히 이 같은 점이 입찰에서부터 ‘공사비 포함 항목 누락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롯데건설에게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예측으로 이어지고 있어 이번 시공권 경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다른 한 조합원은 “아직 입찰제안서가 모두 오픈되지 않은 가운데 입찰무효와 관련된 의견이 나오고 있는 만큼 조합에서도 신중하게 입찰제안서 비교표 작성을 할 것으로 보인다. 조합에서 그간 사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중요시 여겼던 것이 원칙과 절차라고 생각한다. 비교표에 누락된 부분이 있으면 누락이라고 표시를 할 것이다. 각사의 제안서가 모두 공개된 후에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될 문제로 보인다. 입찰무효란 주장이 나온 만큼 이사회와 대의원회 등에서 의혹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대치제2지구 조합장을 비롯해 다수의 임원들은 홍보요원을 쓰지 않을 정도로 조합원들의 신뢰를 받고 있고, 그만큼 모든 일에 원칙을 세워 사업을 진행해 왔다. 시공자 선정 관련 입찰안내서에 명시된 모든 내용은 결국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조합에서 현명하고 공정하게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존 구마을3단지를 수주한 만큼 구마을 일대를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운 대림산업과 대치제2지구를 강남 재건축 진출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롯데건설.

입찰과 관련된 여러 의혹들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각사 모두 최고의 사업 조건을 내세우며 수주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보인 만큼 오는 3월 11일 시공자선정총회로 업계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문정호 기자｜karam@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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