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리산 일출

[골프타임즈=정노천 기자] 식사시간이 되면 밥 먹었느냐고 묻고 같이 먹자고 하는 것은 그를 간절히 생각하기 때문이고, 식사 후에 먼저 나서서 밥값을 계산하는 이는 돈이 많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돈보다 관계를 더 중히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할 때, 주도적으로 하는 이는 바보스러워서 그런 게 아니라 책임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다툰 후, 먼저 사과하는 이는 잘못해서 그러는 게 아니라 당신을 아끼기 때문이다. 늘, 나를 도와주려는 이는 빚진 게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진정한 친구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새해 밥 한 그릇 함께 먹읍시다. 이 말을 놓아버린다면 당신은 그 사람과의 관계가 끝장난 것이겠지요. 밥이란 참 묘한 것이다

어느 사람은 사업을 해서 돈을 버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는데 그는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밥 한 그릇 사 주기 위해서란다. 자기를 찾아오는 사람은 자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밥을 사주는 것이다. 필요가 있든 없든 밥이 필요한 사람에게 큰돈도 아니고 밥 한 그릇 대접하는 게 얼마나 부듯한 일인가하고 생각한다.

얼마 전엔 어떤 스님은 ‘밥값’이란 수필집을 내고 밥값의 가치를 설파하기도 했고 밥이란 책을 낸 수필가도 있다. 이처럼 생명과 의식을 가진 우리 인간에겐 없어서는 안 될 생명과 같은 것이다. 만나면 밥 먹었느냐고 묻는 것은 얼마나 지대한 관심인줄 알 것이다. 우리는 그런 관계성과 관심을 잊어버리고 살기도 한다.

한밤중에 들어온 아들에게 엄마가 밥 먹었느냐고 젤 먼저 묻고, 연인도 밥 먹었느냐고 묻는 이유도 여기서 기인하리라 본다. 그것이 인간관계의 기본이기 때문일 것이다.

정노천 기자｜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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