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정노천 기자] 무엇이 들었기에 꼭꼭 잠가놓았을까. 무얼 보겠다고 열고 싶어 하나
열 수 있어요. 희망이라면
은행잎이 굳이 열려고 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
열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음과 정성으로요
잠긴 문을 억지로 열지 마시고 순리를 받아들입시다
열리지 않을 문이 세상에 있을까요?
이미 열렸네요. 차 운전 중
변강쇠 울 오빠라면 열 수 있을 것 같아요
빛으로 여는 자물통 한환
문짝을 통째로 밝고 새로운 것으로 바꾸고 싶지만 혹 집이 와장창 무너질까 걱정 은행잎이 비밀의 문을 여는 키워드 같네

은행나무 한 그루

자물쇠에 쇳물이 흐른다

갈라진 벽 사이
그와 살던 벌레들
쪽문 앞 한 줌 햇살에
싹 트는 씨앗들

여러 해 동안
그의 발소리를 기다리고 있는
쓸쓸한 몸짓들

오늘도 노오란 은행잎이
집 앞을 환하게 밝히며

가을편지처럼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있다
      -한연순 [빈 집 앞이 환하다] 전문-

정노천 기자｜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