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정노천 기자]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있다. 나는 발칙하게도 ‘모든 인생은 골프를 통한다!’고 비정해 본다. 어떤 인생의 지고한 가치나 하찮다고 버려둔 것이라도 어느 것에다 갖다 연결시키면 사통팔달 다 통하는 게 골프의 수용 폭이다. 어차피 인생은 어떤 잣대를 갖고 재단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결정된다. 흔히 말하듯 가치 있는 것과 가치 없는 것도 주관적이다.

인생과 골프는 놀이성과 자율성이란 속성을 가진 태생적 동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골프로 한정해 보면 티에서 친 공이 어디로 가고, 어디서 쳐도 그린 중앙에 뛰어다니는 홀을 통해야 한다. 마치 사랑의 핵심이 그녀의 홀을 지나듯이.

골프를 일상의 주변적인 일이라고 버려 놓아버리면 한낱 가치가 희박하고 주변인 일 수도 있으나 인생과 연결시키면 삶의 이면 혹은 또 다른 가치를 창출하고 인생의 영역을 확충할 수 있는 에너지도 충만하다.

낮은 아버지의 법이다. 근엄한 이성의 세계로. 우리가 접하는 일상 업무의 영역이다. 업무 공간은 이성이 지배하는 공간이라 벗어나면 지탄이 되고 불이익도 온다. 하지만 밤이란 낮에 비교해 감성이 충만한 영역으로 진입한다. 근엄한 아버지의 법이 지배하는 세계가 아니라 감성과 일탈의 관활 영역인 정서가 충만한 할아버지의 영역된다. 그것이 세상에 상처받은 자의 치유다.

무릎 위에 앉아서 근엄의 상징인 할아버지의 수염을 만지작거리고 뽑는 노릇은 손자들의 감성영역이다. 만약 아들이 그랬다간 추상같은 칼날이 내러 치겠지만 눈에 넣어도 아깝지 않을 손자의 재롱에 ‘이노무 자식이’ 하시면서도 흡족해하는 것이 할아버지의 감성영역이다. 그것은 고정된 패러다임을 깨는 혁신성을 수반하고 고루함을 깨는 물꼬 역할도 한다.

그것이 ‘골프야화’의 밑바닥에 까는 철학이다. 골프채를 만지작거리면서 지루한 일상의 업무가 끝나고 주말이면 일탈의 영역인 골프장으로 휑하니 달려가는 것은 심리적인 해방이다.

골프채를 들고 일상을 벗어난다는 코드는 할아버지의 수염을 쓰다듬는 혁명성으로 프레임을 깨고 삶의 균형감각을 잃어버린 감성을 채우러 가는 노릇이다. 그것이 도식에서 벗어난 창의적 시스템을 발동시키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자 팍팍한 인생 떨치고 냉큼 ‘골프’의 세계로 들어 가보자.

정노천 기자｜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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