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갖고 놀다

오늘밤도 이슥하네요.
별들이 서로 엉겨 그림을 그리고 있네요.
그 별 몇 개를 갖고 놀고 있어요.
잠 못 들겠네요.
제가 어린애가 됐나봐요.
자장가 노래 불러줄까요?
네, 오늘은 쉬이 잠들 것 같지 않네요.
꿈으로 가야 별을 딸 텐데?
오늘 이런 얘기를 들었어요. 앞으로 사는 게 150살을 살게 되면
당신은 남은 시간은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누군가 묻더군요.
음 우주로 가야지요.
그래요! 그게 참 좋겠군요.
가다가 손에 닿는 별을 따서
그대 하나 주고
정말로?
그럼요 같이 가는 사람에게 줘야죠 누굴 주겠어요.
에개개 겨우 하나요?
하늘에 별이 얼마나 많은데요.
두개 따면 두 개주고

두 개만?
세 개 따면 세 개 다 주고
세 개 다?
너무 많이 따면 어두워져요.
아하~~ 맞다
별 말고도 그대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참 많은데 
재미있는 사연이 얼마나 많은데요.
무슨 애기?
100년 동안 우리들 이야기, 꿈을 꾸는 이야기, 별을 따는 이야기
그럼 100년은 금방 지나가겠네요. 앞으로 기대할게요.
별이 그대 눈동자에서 반짝이네요.
제 가슴에도 별이 가득 눈부셔요
꿈으로 마저 채울 채울시간이군요
벌써 12시가 넘어갔네요.
잘 자요
     -정노천 시인, [별을 갖고 놀다] 전문-

[생각하나]
밤이 깊었는데도, 자정이 넘었는데도, 잠을 못 이루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천문학자도 아닌데 별을 이야기하는 것은 무엇일까. 쉽게 잠들면 꿈을 따고 우주로 가면 별을 딸 수 있다는 기대감은 어린이가 되지 않고서는 이룰 수 없는 꿈이겠지요. 따도 따도 또 따야 하는 게 별이고 꿔도 꿔도 끝이 없는 게 꿈이고 이루어도 또 꿈이라는 것. 그래서 어른이 다 되어도 잠들면 꿈을 꿔야 하고 어둔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별을 따야 한다. 나는 그것밖에 할 수가 없다. 앞으로 인간 수명이 늘어나 150년을 더 살아도 그것보다 더 멋진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정말 내가 별을 하나라도 딸 수 있을까? 욕심일까? 이러다 오늘 잠 못 들겠다. 잠이 들어야 꿈을 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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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문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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