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리베이터가 없었다면 큰 건물이나 고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을까... 높은 건물의 가능성은 엘리베이터라는 생각...위아도르?

[골프타임즈=정노천 기자] 어느 날 문자체계연구가인 박인기 박사와 둘이 늦은 밤에 한강변을 걷다가 고층 아파트를 목격했다. 주변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우뚝 선, 유독 2동만 고층으로 지어져 있었는데 대부분 유리창의 불은 꺼져 있고 그 건물 중심부에 수직으로 길을 트고 있는 엘리베이터가 환하게 빛을 뿌리며 오르내리고 있어 인상적이었다. 갑자기 뇌리를 친다.

저 엘리베이터의 역할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았다. 만약 엘리베이터가 없었다면 저렇게 큰 건물이나 고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전적으로 그 거대한 건물을 지을 수 있었던 것은 엘리베이터가 생겼기 때문이다. 실제 시설물만 아니라 우리 인간의 의식세계나 문화의 수준, 이 모든 것을 확장시키는 핵심적인 원동력이 있어야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고층 건물을 있게 만든 매개체가 엘리베이터의 역할이란 생각이 미쳤다. 하긴 여태까지는 ‘엘리베이터적인 출세’, ‘엘리베이터 사고’라는 용어가 부정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긍정적인 관점으로 엘리베이터의 의미를 참 매력적이고 엄청나게 의미망을 확장시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삶의 엘리베이터는 무엇일까?"까지 생각이 미치면서 그 엘리베이터에 대한 의미망을 우리말로 대체 및 확장시켜 만들어 보고 싶다는데 둘은 의견을 같이하고 오랫동안 의견을 교류한 끝에 다듬은 것이 ‘위아도르’이다.

항간에선 말도 안 된다. 사전에도 없는 말을 쓸 수는 없다. 소위 작가라는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고 고정 관념에 갇혀 있는 것을 보고 한국사회의 창조적인 역량이 빈약함을 또 한번 느끼기도 했다. 자기 자신이 주인이 되지 못하고 항시 남이, 주변에서 만들어 준 의미와 틀에 기대어 의탁하는 자들의 뇌리에서 무슨 창의적인 개념이 탄생할까 싶다.

우린 이 용어를 다양하게 활용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언어에서 사례와 용언을 응용하여 다듬기 시작했다. 결국엔 우리가 너무나 잘못 사용하고 있는 ‘화이팅’이란 낱말을 ‘위아도르!’로 대체시킬 수 있었다. 우리의 ‘위아도르’는 위로, 아래로 오르내리는 것이니 제대로 된 언어 사용 법에도 맞다. 하지만 엘리베이터는 그냥 상승만 의미해서 내려올 줄 모르는 건방지고 상승욕구에만 갇혀 있음도 지적하고 싶다.

‘위아도르’는 창조된 말이다. 마치 빼닫이처럼 '뺐다 닫았다' 하는 두 가지 상반된 의미를 한 단어 속에 품고 있다.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언어결합체라 할 수 있다. 영어에선 '빼다, 닫다'라는 표현을 따로 사용한다. 그처럼 ‘위아도르’는 위와 아래라는 두 가지 상반된 의미를 포함하면서 도르래라는 기능을 포함시킨 3가지 의미를 한단어로 결합시킨 신생 조어이다. 엘리베이터도 원래 '오르다'는 의미만 가졌을 뿐 '내려오다'라는 하강의 뜻을 갖지 못한 결격 낱말이지만 의례히 엘리베이터 하면 오르내리는 기계라고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하지만 그 기능과 역할에도 맞는 ‘위아도르’는 우리민족의 독특한 언어구조로서 결합시켜 본 것이다.

팝송에 아도로(adoro)라는 것이 있다. 이 말은 스페인어로서 '나는 흠모한다, 아주 좋아한다'라는 뜻이다. 영어에서는 어도어(adore)라고 한다. 이것은 본래 라틴어 아도라레(adorare)에서 온 것으로 아도르(ador)가 어근이 되므로 위아도르의 음과 똑같다. 또 한가지 불어로 'yes'를 '위(oui!)'라고 하니 미래지향적이고 긍정적인 의미로 확대하면 될 것이다. 두 가지를 합성하면 좋은 의미가 나오지 않겠는가? ‘위아도르’의 알파벳 철자법은 ‘Oui Ador’로 표기하면 적절할 것이다.

그리고 영어 'we'와 위아도르의 첫음절 '위'의 발음이 비슷하니 두루 많은 사람들의 모임까지 가능하리라 본다. 좋은 의미가 많아졌으니 구호로도 가능하겠다.

'위'에 강세를 두면 그 의미가 더 커질 것이다. 'OUI adOr!' 대문자는 강세를 두라는 것을 나타내며, 발음은 최초에 정한 발음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숀 코넬리(Sean Connelly)의 숀은 일반적인 영어발음으로 '시-ㄴ'이고, 레이건(Reagan)은 일반적으로 리-건으로 읽히는데 대통령일 때는 철자를 레이건으로 발음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레이건 발음이 곧 레이건 대통령을 말한다. 따라서 해외에 용어를 널리 알릴 때 발음기호를 표시해 두면 ‘위아도르’의 이름값이 더 빨리 높아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축구선수 설기현이 있던 프리미어리그(premier league) 구단이름이 레딩(Reading)이었는데, 일반적인 발음은 독서를 의미하는 리-딩(reading)과 철자가 똑같다. 샤워(shower)도 동일한 철자의 다른 발음으로 쇼우어(shower)가 있는데, 이것은 영어 동사 쇼우(show)하는 사람을 뜻한다.

위아도르는 위 아래가 잘 돌아가니 소통이 잘 되는 선순환의 의미로 확대할 수 있다. 언어에서 의미는 부여하는 것이다! 계산기가 컴퓨터가 되고, 찬장이 부페(buffet)라는 음식문화의 고급 개념어가 되는 사례처럼 아예 외국어로 번역할 수 없도록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면 된다. 예를 들면 <위아도르하다/시키다>라고 하면 ‘소통이 잘 되다’, ‘찰떡궁합이다’, ‘친하게 잘 지내다’, ‘기계가 잘 돌아가다’, ‘연극 또는 드라마가 잘 만들어지다’, ‘일이 잘 풀리다’, ‘최상의 기분(=오르가즘)이다’, ‘글이 잘 쓰이다’ 등등 ‘거시기’의 다양한 기능처럼 활용할 수 있다.

‘외교관계가 잘 되다’, ‘소화가 잘 되다’, ‘연기를 잘 하다’, ‘수영을 잘 하다’ 등의 어느 상황이든지 아주 잘 습합되는 경우나 긍정적인 일일 때 적용하면 된다. 요즘 인터넷이나 연예계에서 '케미가 좋다'라는 말이 유행하는데, 케미는 화학이라는 영어 케미스트리(chemistry)를 줄인 말이다. 영어에서는 그대로 사용하는데 일본어는 원래 외래어를 음절을 잘라서 발음하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요즘 한국에서는 일본어의 잘못된 특징을 모앙하는 것은 도저히 말이 안된다. 이것은 문화적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아마 일본 연예계에서 먼저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고급문화가 담겨 있는 개념어를 많이 발굴 및 사용을 장려하여 개념없는 한국의 문화의식을 대대적으로 일깨워야 한다! 여기서 보면 시인이나 작가들이 언어를 잘 조탁해 나가야 할 의무가 있다.

정노천 기자｜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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