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정노천 기자] 요즘 골프장에 라운드 가보면, 골프의 정신이 없는 플레이어들을 많이 만난다. 양해를 구하지 않고 투볼 플레이는 기본이고, 본인들 기분 따라 떠들고 소리를 크게 내어 웃으면서 공을 치는 그런 성인들이 많다.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사람이 공 앞에는 어린애가 되는 모양이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룰 매너를 집중적으로 가르치며 실전 라운드를 위해 데리고 나가면 애들이 오히려 어른들을 목격하고서는 의아해 한다. 최소한 애들 앞에서는 모법을 보여야 한다. 소위 건널목 앞에서도 눈치껏 길을 건너가다가도 애들이 초록 불을 기다리고 있을 때는 같이 기다리고 최소한의 모법을 보이는 준법정신을 몸으로 보여줘야 한다.

정신 나간 어른들은 그것도 무시하고 불법으로 건너면 애들에겐 혼돈이 온다. 학교에서 배운 준법정신과 다르고 결국 애들도 그렇게 자기 편한대로 준법을 무시하고 흐지부지 된다. 그게 우리의 미래상이라면 끔찍하다.

아이들에게 골프를 가르치는 키털트골프클럽 오혜련 프로는 아이들에게 실전 라운드를 시키려 나갔을 때 어른들이 이런 룰과 매너를 지키지 않을 때 이외로 반응하는 애들에게 어떻게 설득력 있게 대응해야 하는지가 가장 곤혹스럽다고 했다. 여태까지 자신이 교육시킨 룰이나 골프매너가 한순간에 무너지거나 아니면 그들 어른들을 몰상식하다고 매도해버려야 하는지가 걱정이다.

세계 메이저나 올림픽 골프까지 제패한 우리나라, 세계 최고의 선수가 태어난 나라인 대한민국 골프 매너의 수준은 과연 세계 최고인가라는 것을 꼭 생각해 봐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우리 아이들이 자라면 그 수준은 당연히 높아질 수 있도록 한국의 모든 골프선생들은 제대로 골프를 가르쳐야 어린이들이 골프란 속성을 그대로 믿고 어른이 돼도 그렇게 밀고 갈 것이 아닌가. 사회 기준 질서에도 적용하는 준법이 골프에서 배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무리 사회가 엉망이고 몰상식하더라도 골프에서만은 그 룰과 매너 그리고 남에게 대한 배려 정신을 지켰으면 하는, 인간들의 기본적인 상식을 지키는 최후의 보류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계 최고를 만들어낸 한국 골프계. 그나마 골프장에 나가서는 그들의 가치를 충분히 고려하고 골프가 주는 의미와 가치를 살려가는 플레이를 해야 선진국민이 된다. 그리고 그런 골퍼가 돼야 한다. 그게 골프의 위대함이고 골프의 속성이자 존엄성이다. 그래서 골퍼의 존엄성이 창출되고 지속되는 법이다.

정노천 기자｜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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