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들의 플레이를 관람하는 갤러리들(사진제공=KLPGA)

[골프타임즈=정노천 기자] 골프경기를 취재하는 기자들도 골프장에서 치러지는 경기 취재에 가서도 밥을 굶게 됐다. 골프플레이어들을 대상으로 식사비 가격이 비교적 높아 밥 때 먹는 것도 눈치 볼 일이 됐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참 여려가지 인간적인 관계마저도 삭막해지고 계량화되고 마는 느낌이다. 자칫 잘못하다간 경기자체도 일반 매체를 통해서 노출되지 못할 날도 올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동안의 관행이 많이 망가지는 건지 개선되는 건지 두고 볼 일이지만 일단 변화는 오리라 믿는다. 그렇게라도 해서 사회가 맑아진다면 다행이지만 기실 맑은 물에 고기가 살지 못하듯이 경제가 침체될 여지도 간과할 수 없지 않는가. 골프장의 경우에 한정해 보면 가장 피해를 보는 곳이 대기업 소유 고급 골프장들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이들 고급 회원제 골프장들은 그룹사의 임원들이 손님접대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데, 연말결산에서 적자가 나면 그룹계열사에서 1/n로 갹출해 손실을 메꾸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이들 고급 회원제 골프장들이 접대골프를 금지시키는 ‘김영란법’ 시행으로 큰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에서는 고급 골프장을 만들어 접대용 성격으로 애초에 만든 것인데 그 본래의 의지가 상실된다면 골프장 존립 이유가 사라진다는 법이다. 회원제라고 하지만 그 많은 시간을 회원으로만 채우며 골프장 이익금은 물론 유지비도 건지기 어려운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줄어든 내장객으로 골프장 경영에 몸살을 앓고 있는 마당에 골프장 사업은 점점 메리트를 잃어가게 만든 것이 이닌가.

국내 60대 그룹 가운데 30개 그룹이 2015년 말 75개의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기업으로 가장 많은 홀을 보유하고 있는 그룹은 삼성그룹이다. 삼성그룹은 회원제인 안양ㆍ동래ㆍ안성ㆍ가평베네스트와 퍼블릭 골프장인 글렌로스에다 레이크사이드CC를 인수하면서 총 162홀을 운영하고 있다.

2위인 한화는 플라자CC용인ㆍ플라자CC설악ㆍ제이드팰리스ㆍ골든베이 등 국내 108홀과 일본 오션팰리스 18홀 등 126홀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ㆍGS그룹이 각각 90홀을 보유해 공동 3위를 차지했다. 5위는 재계 53위인 태영그룹으로 블루원용인, 보문, 상주 등 3개소에서 72홀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다간 적자나는 골프장 문을 닫거나 아예 회원들에게 분양금을 반환하고 퍼블릭 골프장으로 탈바꿈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노천 기자｜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