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드가 배치되는 성주골프장

[골프타임즈=정노천 기자] 국방부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를 경북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에 배치한다고 지난 9월 30일 공식 발표했다. 애초에 발표한 성산포대에 사드가 배치되지 못하고 결국 성주골프장에 사드가 배치될 것으로 발표됐다.

해발고도 680ｍ로 기존 발표기지인 성산포대(해발 383ｍ)보다 높다. 성주골프장이 성산포대보다 면적이 넓고, 진입로 등 기반시설이 이미 갖춰져 있어 레이더 및 포대를 배치하는 데 더 용이하다는 평가다. 일반인들에게는 골프장과 샤드 등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이 휩쓸려 있는 듯하다.

북한은 사드 배치를 둘러싼 남남갈등을 비웃듯 5차 핵실험을 강행했고 SLBM(잠수함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북한은 핵·미사일에 대한 집착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 샤드배치 목소리는 더 강력한 지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건 생존의 욕구에서 나오는 반사작용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솔직히 기자는 방어체계보다는 공격체계의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냉전체제를 종식하면서 세계는 군비를 축소하고 그동안의 무기를 줄여갔다. 심지어 미사일이나 로켓에 사용되던 첨단 소재 티타늄 소재를 녹여 골프클럽의 소재로 사용하면서 평화시대의 아이콘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던 것이 유독 이 한반도에서는 격렬한 군비 확충과 비대칭 무기인 핵까지 등장하면서 무기 경쟁을 해 왔다는 사실은 무엇인가.

여기서 전쟁과 평화의 아이콘을 만난다. 전쟁이 아닌 평화를 구축하게 됐고 평화의 아이콘으로 골프를 즐기던 것은 우리의 근대사에서 많이 봐왔다.

과거 대한암흑기(일제 강점기)에 만들어 졌던 군자리, 부산, 평양, 원산, 대구 코스 등의 초창기 골프장들은 일본의 태평양 전쟁이 터지면서 일본 군부는 즉시 군사적 요새로 코스를 징발해 군용비행장이나 송탄유 채취 등 전쟁시설로 수급했던 사례가 있다. 1940년 초기 이렇게 이 땅에서 골프장이 사라져버린 뒤 1949년 정부수립 1주년 행사에서 이승만 대통령은 참석한 미군 수뇌부에게 요즘 어떻게 지내느냐고 묻자 한국엔 골프장이 없어서 일본 오키나와로 군용기를 타고 골프하러 간다는 소리를 듣고서는 아연실색하고 한국에도 얼른 골프장을 만들라는 지사를 했던 역사적 사실도 있다.

남북대치 상황에서 유사시 그들의 부재를 생각하면 아찔할 뿐이었다. 그래서 만들어진 코스가 전쟁으로 황폐화됐던 군자리코스 복구였던 것이다. 이렇게 전쟁의 상흔을 고스란히 받아들였고 6.25전쟁 후에도 재복구된 군자리 코스는 한미군의 필드 협상장이어서 딱딱한 사무실에서의 협의보다는 필드에서 한미군인들은 원활히 현안문제를 해결했다고 고(故) 신용남 씨는 회고했다.

미군이 이 땅에 들어와서는 군자리 코스를 한미 군사들의 현안문제 협정 장소로 원활히 활용하면서 평화적인 무드로 만들던 때였다. 하긴 미군들은 중동전에서도 긴장감을 해소하기 위해 골프를 즐기면서 전쟁을 수행하는 예도 많다. 이처럼 골프는 단연 평화의 코드였다. 그 군자리 코스는 오늘날 한국 골프 맥을 잇고 있는 서울컨트리클럽의 전신이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드디어 국내 처음으로 체육시설이용업으로 묶여진 평화의 골프장이 무시무시한 전쟁이란 이미지가 드리우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엄청난 자금과 노력을 투자한 골프장을 전용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군대시설보다는 골프장이 더 많은 나라에서 살고 싶은 것이 우리들의 바램이다. 물론 국가가 존재해야 국민 개개인의 권리가 지켜지고 자유가 유지되는 것이고 골프가 있는 법이다. 아니면 전쟁과 평화는 항시 공존하는 동전의 양면인가 보다.

정노천 기자｜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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