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기진희] 계족산(해발420m)은 일명 ‘닭발산’으로 불린다. 예로부터 이 산엔 지네가 많아 닭을 풀어 지네를 잡아먹게 했다는 유래설이 있지만 말이 안 된다. 원래 봉황산이었는데 일제가 한국의 산 이름을 갈아 뭉개기 위해 봉황을 닭으로 바꿨다는 게 설득력이 있다. 정상이 ‘봉황정’이라는 게 그 증거로 나타난다.

대전이 커지기 전에는 대청호를 거느린 대전의 진선이었다. 양반과 선비들이 주로 이 산을 중심으로 자연과 더불어 유유자적한 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주변에 동춘당과 옥류각 고택 등이 있는 것은 회덕이 옛 대전의 중심지였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사적 제355호, 대전광역시의 기념물 제2호인 계족산성(大田 鷄足山城)은 대전시 장동 계족산정상에 능선을 따라 축조된 테뫼식 삼국시대 산성이다.

대전 시가지의 동북편에 자리 잡은 계족산과 남쪽의 식장산을 잇는 능선을 따라 약 30여 기의 크고 작은 산성들이 분포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산성이 이 지역에 존재하는 것은 대전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요충지로서 그 전략적인 중요성이 매우 컸던 곳이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그 규모와 전략적인 중요성에서 단연 돋보이는 곳이 바로 이 계족산성이다.

성의 서쪽으로는 대전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계족산성은 계족산 능선을 따라 1,037m의 둘레로 길게 형성되어 있다. 전체적인 평면 형태는 남북을 장축으로 한 장방형이다. 지금은 인근 주민들이 등산로로 이용하는 등 사람들에게 좋은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계족산성은 수도의 방어를 위해 백제에 의해 쌓았다고 보는 견해와 성의 축조 방식을 볼 때 신라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산성은 백제가 쌓은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1998∼99년 발굴을 통해 신라에서 쌓은 것으로 밝혀졌다.

성 쌓기 방법은 보은에 있는 신라 삼년산성(사적 제235호)과 같은 방식으로 쌓았다는 것이 발굴을 통해 밝혀졌고, 출토된 토기 중 가장 오래된 것이 6세기 중·후반의 신라토기임이 밝혀졌다. 이후에 나온 토기 형태도 백제계는 소수이며 다수의 신라계 토기가 보여, 한때 백제가 점령하긴 했지만 신라에 의해 만들어진 산성으로 밝혀지기도 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곳 한반도가 삼국시대의 현장이 아니라 훗날 고구려에서 독립한 신라의 한 구역임을 증명하는 것 일게다. 우리의 삼국은 대륙에 존재했기 때문이다.

대전 계족산성은 1991년 10월 25일 대한민국의 사적 제355호 대덕계족산성으로 지정됐다가, 2011년 11월 28일 대전 계족산성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상봉에 봉수(烽燧)터로 추정되는 곳이 있으며, 건물터와 주춧돌이 남아 있다. 조선 말기 동학 농민군의 근거지가 되기도 했다고 전한다. 성안에서 삼국시대부터 고려, 조선시대의 토기와 자기조각이 출토되고 있어,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계속 사용된 산성임을 증명해 준다.

기진희 풍속여행가｜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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