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문정호 기자] 3일 중국 웨이하이시 웨이하이포인트 호텔&골프리조트에서 열린 금호타이어 여자오픈(총상금 5억원, 우승상금 1억원) 최종라운드 이민영2(24, 한화) 보기 2개 버디 6개를 잡고 4언더파 68타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65-70-68)로 중국의 펑샨샨(27)을 1타차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KLPGA 투어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1년 8개월 28일(637일)만에 감격적인 우승이다. 시즌 첫 승이자 통산 4승을 달성했다.

신장암 수술을 받고 재활을 거쳐 필드에 복귀한 그녀의 현재 2016 시즌 기록은 이번 대회 우승을 포함 E1 채리티 오픈 2위, 삼천리 투게더 오픈 4위, 기아자동차 제30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 8위,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8위 등 톱10에 랭크됐다.

대회를 마치고 이민영2를 만나 인터뷰했다.

▲ 우승 소감은?
우승이 정말 하고 싶었다. 외국에서 우승을 해서 더 기쁘다. 골프장도 예뻐서 경치구경 한다는 생각으로 즐겁게 임했다.

▲ 수술 이후로 투어 복귀하면서 어려움은 없나?
체력적으로 힘이 든다든지 부족함이 있지는 않았다. 코스 매니지먼트도 더 신경 쓰고 운동도 더 적극적으로 하고 전보다 관리를 잘하다보니 컨디션이 오히려 더 좋아진 것 같다.

▲ 코스가 어렵다고 하는데 잘 친 비결은?
매 홀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갈 때마다 벌벌 떨면서 쳤다. 바라보는 시야를 코스에 두지 않고 산을 바라본다든지 바위를 바라본다든지 기준을 잡고 섰다. 코스를 최대한 안 보려고 생각했다.

▲ 복귀 후에도 우승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는데, 지난 대회들과 이번 대회의 차이점은?
요즘 공격적이 플레이가 추세다. 나도 모르게 욕심이 나서 내 경기 스타일이 아닌 공격적인 플레이를 했다. 그러던 찰나에 감독님이 ‘너의 스타일은 이게 아니다, 화려하게 치지 말고 겸손하게 쳐라’라고 말해줬는데 생각해보니 나는 원래 안전하게 플레이하는 스타일이라서 원래의 나로 돌아오려고 했다. 그 스타일이 이 코스와 잘 맞는 것 같다

▲ 뒤에서 오는 챔피언조의 압박은 없었나?
리더보드를 절대 쳐다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두 세타 앞선 선두라는 것을 마지막 홀에서야 알았다. 살짝 울컥했다.

▲ 어린 나이에 암이라는 것을 알게 됐을 때 괴로웠을 것 같은데?
암이라는 것을 알게 됐을 때는 많이 울었다. 수술이 잘 됐고, 회복도 잘 됐기 때문에 건강상 큰 걱정을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늘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암이라는 병을 얻고 나서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았다. 좀 더 어떻게 잘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하루하루 더 소중하게 살아야겠구나 라는 생각도 했고, 무조건 경기에만 집착하는 그런 골프를 하고 싶지 않았다. 대회가 이곳저곳, 해외에서도 열리고 하니까 여행하듯이 대회에 임하자라는 생각을 하고 있고 정신적으로 여유가 생긴 것 같다. 너무 앞만 보지 않고 주변도 보면서 지금은 예전보다 더 재밌게 투어생활을 하고 있다.

▲ 이번 시즌 잡아두었던 목표와 우승 후 새로운 목표는?
순위에 대한 목표는 없었고, 우승은 꼭 한 번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목표를 중국에서 이뤄서 기쁘다. 향후 목표는 아직은 생각나지 않는다. 스폰서 대회인 한화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고, 메이저대회에서도 우승해보고 싶다.

▲ 해외 진출 계획은?
해외 진출은 늘 열려있다. 중국투어도 뛰고 싶다. 스케줄이 된다면 종종 중국에 와서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웨이하이만 해도 맛있는 것들이 많고 버스도 한번 타봤는데 1원밖에 안 했다. 중국 여행 즐거울 것 같다.

▲ 원래 어려운 코스에서 스코어가 좋은가?
난코스에서 대회를 하게 되면 많은 목표를 잡고 하는 것보다 티샷이나 세컨샷을 코스 안에만 두자라는 목표를 잡고, 그린에 넣을 때는 그린의 중앙을 많이 본다. 굉장히 안전하게 플레이한다. 그렇게 하면 크게 타수를 잃지 않고 기복 없는 플레이를 할 수 있다.

▲ 앞으로 어떤 골퍼가 되고 싶은가?

늦게까지 투어생활 하는 골퍼가 되고 싶다. 지금 스윙이라면 할머니 될 때까지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결혼하고 나서, 출산을 하고 나서도 투어생활을 해나가면 즐거울 것 같다. 최고의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주요 홀별 상황
3번홀(파4, 345야드) D->88야드 52도 웨지->탭인 버디
4번홀(파3, 170야드) 5i(컨트롤샷)->핀 좌측 13m 1퍼트 버디
5번홀(파3, 170야드) 5i->핀 우측 1m 1퍼트 버디
9번홀(파4, 330야드) D->93야드 52도 웨지->핀 뒤 2.5m 1퍼트 버디
13번홀(파3, 165야드) 6i(컨트롤샷)->154야드 우측 벙커 58도 웨지->그린 앞 에지 2퍼트 보기
16번홀(파5, 485야드) D->5W->그린 뒤 벙커 58도 웨지->핀 앞 1m 1퍼트 버디
17번홀(파3, 125야드) PW(컨트롤샷)->그린 우측 벙커 58도 웨지->핀 뒤 2퍼트 보기

사진제공=KLPGA
문정호 기자｜karam@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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