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문정호 기자] 축구 선수를 꿈꾸다 골프의 길을 선택한 문준혁(20)이 첫 출전한 KPGA 챌린지투어(2부 투어)에서 우승했다.

13일 용인 플라자CC(경기 용인) 라이온코스(파72, 6,672야드)에서 열린 챌린지투어(총상금 8천만원, 우승 상금 1천6백만원) 4차 대회 최종일 문준혁은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치며 최종합계 6언더파 138타를 기록, 한영섭과 동타 연장 승부에 들어갔다.

17번홀(파4)에서 진행된 연장 1차전에서 파를 잡은 문준혁이 보기를 범한 한영섭을 물리치고 데뷔 첫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2014년 7월 KPGA 프로 자격을 취득한 제주도 출신 문준혁은 초등학교 3학년 때 골프를 시작했지만 꿈은 축구 선수였다. 사촌형 오장은(31, 수원 삼성)의 영향으로 축구를 시작하며 유소년 축구팀에서 스카우트 제의도 받았다. 그러나 부모님의 반대로 축구의 꿈은 접어야 했다.

공부하다 우연히 본 TV에서 타이거 우즈의 우승 장면을 보고 골프를 결심하게 된다. 처음에는 제주도와 부산을 오가며 나영철(45) 프로에게 골프를 배우다 본격적으로 배워보겠다는 일념으로 섬(제주도)을 탈출 부산으로 정착했다.

어머니(오경숙, 53)는 “(문)준혁이는 초등학교 때부터 엄마 친구들에게 ‘아줌마’ 라고 부르지 않고 ‘이모’라고 부르는 서글서글한 아이였다. 어릴 때 또래 아이들 보다 머리 하나가 더 컸으며 활발하고 모험심이 강해 여기저기 많이 다쳤다. 골프하면서 즐거워하는 것을 보니 좋았다”고 했다.

“사실 준혁이는 운동에 대한 감각은 뛰어난데 연습을 하지 않는다. 그린에 공을 잘 올려도 퍼트 감각이 영 시원치 않았다. 올해 KPGA 프론티어투어 예선전을 연거푸 탈락(4번)하더니 자신도 자존심이 상했는지 엄청난 연습을 했다. 손에 물집이 터지고 굳은살이 밴 손을 보니 마음이 아팠지만 자랑스러웠다”고 했다.

문준혁의 몸은 상처투성이다. 8살 때 나무 위에서 놀다 떨어져 나뭇가지가 오른쪽 가슴에 박혀 지금도 흉터가 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을 하고 나오다 교통사고가 났고 오른쪽 종아리의 근육과 혈관이 절단되는 부상도 당했다. 다행히 뼈에는 이상이 없었으나 두 달 반을 입원과 재활에 매달렸다. 당시 의사선생이 말하길 “너는 살 운명”이라 했다.

제주도 한라초ㆍ중학교, 남녕고교를 졸업한 그는 골프에 전념하기 위해 대학을 포기했다. 올 시즌 KPGA 코리안투어 최연소로 뛰고 있는 임성재(18)와는 초등학교 2년 선배며 제주도에서 KPGA 코리안투어가 열릴 때 황인춘(42)의 백을 매기도 했다. 이형준(24, JDX멀티스포츠)과는 전지훈련에서 만나 친한 사이가 됐다. 허인회(29)의 대담함을 좋아한다.

어머니는 “준혁이는 멘탈이 강한 선수예요, 골프에 대한 생각 자체를 긍정적으로 갖기 위해 항상 노력하며 기죽지 않고 대담하게 경기하는 선수, 자신만의 경기 스타일이 있는 선수가 되고 싶어 한다. 골프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하고 연습도 놀이처럼 즐긴다”고 말했다.

181cm, 88kg의 당당한 체구를 뽐내는 문준혁, 미완의 완성을 꿈꾸는 그에게 아직 경험도 부족하고 내년 KPGA 코리안투어에 뛸 수 있도록 준비도 해야겠지만 미국 진출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부진 목표를 갖고 있다.

사진제공=KPGA
문정호 기자｜karam@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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