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정노천 기자] 최근 정규1집 타이틀 곡 ‘꽃이 피기를(유재선 작사/송광수 작곡)’ 노래가 노래방 기기(금영)에 등업되면서 한창 인기를 얻고 있다.

‘마치 꽃이 피듯이 전주가 점진적으로 증폭하다가 크게 폭발하면서 나의 온몸을 장악하는 듯 전율감을 안겨준다’고 말하고 노래방에만 가면 젤 먼저 그 노래부터 부른다는 장사운(레슨프로골퍼) 씨는 그녀의 열렬 팬이다.

이 곡을 한 번 들으면 따라 부르게 되는 쉬운 멜로디라는 친근감이 있다. 또한 반주에 사용된 모든 악기연주를 라이브로 작업해 곡을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특히 전주 부분의 피아노와 해금의 합주는 압권으로 평가받는다.

늦깎이 가수가 된 문지원의 노래인생은 들어보면 어릴 적부터 노래를 좋아하긴 했지만 가수가 되고자 하지 않았다.

문지원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트로트를 접했다. 이미자, 김세레나의 노래는 물론 특히 조미미의 ‘연락선’을 잘 불러 동네 어른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하지만 어머니만 노래를 싫어했다. 문지원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어머니는 나무랐다. 이유는 아버지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대한 암흑기에 일본 도쿄에서 가수로 활동한 멋쟁이였다. 바이올린도 켤 줄 알던 아버지는 문지원이 태어나기 전에 귀국했고 늦둥이 막내딸에 대한 사랑은 남달랐다. 애창곡이 ‘고향무정’이었는데 아직도 옛날 그 노래를 부르는 아버지의 모습이 생생하다고 말한다.

동네에서 유일하게 집에 전축도 있어 어린 문지원은 가득 쌓인 LP판을 듣고 또 들었다. 그래도 가수가 된다는 생각은 없었다. ‘가수가 되면 가난할 것’이라는 어머니 말 때문이었다. 젊은 시절 그녀는 가수보다는 사업가가 꿈이었다. 스물여덟 살에 창원에서 서울로 상경해 40대 까지 사업에만 몰두했다. 지금부터 20년 전 전자상거래로 첫 사업을 시작했다. 지금이야 광속 시대지만 당시에는 전화선을 이용한 모뎀 통신 시절이었다. 전화가 오면 인터넷이 툭 끊기는 초기 전자상거래를 시도한 것이다. 하지만 시대를 너무 앞서간 탓인지 시원찮았다. 이후에도 또 다른 온라인 사업을 벌였지만 그것 역시 잘 안됐다.

사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스트레스가 쌓이기 시작하면서 그 스트레스를 노래로 풀었다. 국악도 접하면서 소리 공부도 했는데 그것이 응어리를 푸는 방법이었다. 노래를 부르면 욕구불만이나 스트레스가 싹 풀렸고 무대에 올라 민요를 부르면 그렇게 신이 나고 흥겨울 수가 없었다.

이때도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못했었다. 노래방도 싫어했고 자신의 목소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반주 없이 혼자 노래부르는 것 자체가 좋았을 뿐이다. 그러던 중 일생일대의 위기를 맞았다. 2005년에 급성간염에 걸렸고, 간경화로까지 급격히 진행됐다. 의사는 3일 밖에 살 수 없을 것이란 '사형선고'를 내렸다.

“의사는 시한부선고를 하면서 죄송하다고 헸지만 저는 오히려 차분해졌다. 오히려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긴 투병생활을 하지 않아서 좋다는 생각 때문이다. 잠결에 조용히 떠나는 그런 죽음을 맞게 해주셔서 신에게 고맙다는 기도까지 했을 정도였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사형선고 다음날 제 소식을 전해들은 지인이 전해준 처방을 받아 정말 기적같이 소생했다.

점점 간이 좋아지고 두 달 만에 눈에서 황달이 빠져나갔다. 그때 비로소 직감했다. 세상에 나와서 제가 할 숙제를 못해서 죽을 자격이 안됐나 보다. ‘제2의 인생’이라는 걸 몰랐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노래가 그 ‘인생’이었던 거였다. 사람마다 각기 타고난 능력이 있고 꿈과 능력은 다르구나. 제게 꿈이 사업가였다면 능력은 가수였던 것이다. 그때부터 그 인생을 살릴 기회를 찾자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노래에 대한 끼를 살릴 수밖에 없어서 가수가 됐다고 문지원은 가수가 되기까지의 사연을 밝힌다.

아버지가 항시 노래를 못잊어했듯 그녀도 항시 가슴 한켠엔 노래에 대한 꿈을 접지 못했다. 세상에는 두 가지 인생이 있다. 하나는 ‘꿈만 꾸는 사람’과 하나는 ‘꿈을 이루는 사람’이다. ‘노래 잘하는 아이’ 문지원은 ‘가수 문지원’으로 세상에 다시 섰다. ‘남들은 늦었다고 했지만, 세상을 다 알고 비로소 꿈을 찾으니 나이는 상관없이 느껴졌다.

내가 누군지는 알아야 하지 않느냐 허공에서 허우적거리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다.’고 그녀는 늦은 가수의 길로 들어선 나름대로 이유를 붙이고 있다. 그렇게 세상에 생애 첫 앨범인 ’꽃이 피기를‘을 내놓고 가수의 꽃을 피웠다. “제대로 해보고 싶었어요. 단순히 세상에 트로트 가수 한 명을 더하는 게 아니라 ‘가수 문지원’으로서 저만의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정노천 기자｜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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