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언어들 연계성 파악으로 학습효과 및 시간 절약

[골프타임즈=정노천 기자] 정체자(번체자)를 간화자로 만드는 방식을 알면 짧은 시간 내에 중국어를 쉽게 습득할 수 있어 중국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는 이나 중국문물 및 중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지난 2월 6일 우리역사연구원에서 문자체계연구가 박인기 박사가 ‘간화자 전환방식의 효율적 습득과 독음 근원 추적’에 대한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박인기 박사가 한자를 정체자에서 간화하는 방식을 끈질기게 추적해 공식화 하는데 성공했다. 서글(한자)은 정체자와 간화자, 약자, 속자 등을 포함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문자는 정체자가 아닌 간화자를 사용하고 있다. 한국과 대만은 정체자를 사용하고 있고, 일본에서는 약자를 포함한 정체자를 사용하고 있다.

이날 강의에서 박인기 박사는 ‘한자를 간화하는 방식으로는 크게 ’대체‘와 ’탈락‘ 형태의 두 가지로 단순화할 수 있다. 간화자는 정체자에서 근거하여 만들어진 문자이다. 정체자를 무시하면 간화자의 습득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정체자를 많이 알면 알수록 간화자의 습득은 그만큼 쉬워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간화자의 전환방식과 독음의 상호 연관성을 체계적으로 알면 한어(중국어)의 발음은 짧은 시간 안에 습득이 가능하고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작업을 무려 36년간 오랜 연구의 결과물로 간화자 독음의 근거를 거의 밝혀서 중국어 발음법칙을 수학공식처럼 정립했다. 이어 “정체자의 간화 원리를 익히는 과정에서 한국어 독음, 한어병음, 일본어 발음, 광동어 발음 등 인근 언어간 발음을 터득할 수 있는 발음전환공식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각 언어의 발음을 모두 원음에 가까운 발음표기법 즉, 한글(韓㓞)을 보강 및 표기하여 초등학생들도 쉽게 읽고 학습할 수 있다. 또 알파벳으로 표기된 병음이나 로마자가 없어도 누구나 바로 읽어내려 빠르게 시작할 수 있어 알파벳 음가학습시간의 손실이 없는 것이 큰 장점이다.

또 “이를 활용하면 중국어 학습 효과가 뛰어나고 학습 시간도 기존의 3분의 1 이하로 엄청 줄일 수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특히 한국인들은 더욱 더 언어 습득이 빨라지는 이점(利:點)이 있다고 말하고 현대 한국어와의 연관성을 밝히는 등 그간의 연구 결과를 한 권의 책으로 집대성하고 있다.

하지만 ‘간체자 획수가 줄어 문맹퇴치에 도움이 됐을지는 모르지만, 과거의 방대한 역사나 각종 내용을 기술한 고전자료를 이해하는데 굉장히 힘들어진다’는 점을 박인기 박사는 지적하고, ‘언어는 소통만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성과 그 민족의 얼이 담겨있기 때문에 자칫 역사와 전통이 단절될 우려가 크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점을 우려한 문자체계연구가 박인기 박사는 여러 가지 문헌과 자료를 뒤져 정체자를 간화하는 방식을 기억에 최적화하도록 분석해 체계화 한 이유이다.

이는 과거 우리 선조들이 이룬 역사성과 정체성을 찾는데도 도움이 되고 또한 중국에 진출하는 사업가나 중국문학 및 중국어를 공부하는 학생, 그리고 중국을 여행하는 관광객들이 숙지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자를 간화하는 방법의 예는 ’도표1, 도표2‘와 같다. 정체자 ’려(慮)‘에서 가운데 ’田‘을 탈락시킨 후 아래 위 글자를 붙이면 간화자 ‘려(虑)’자가 만들어진다. 거꾸로 간화자 ‘虑’자 중간에 ‘田’을 넣으면 정체자 ‘慮’가 되는 것이다.

간화하는 방법의 예 : 慮(도표1)

간화하는 방법의 예 : 重(도표2)

한편 중국은 문맹퇴치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1951년 정식으로 간화자(간체자)를 만들기로 하고, 1956년 중국 국무원(國務院)에서 한자간소화방안(漢字簡素化方案)을 공포했다. 이후 1964년 3월에 총 2,238자의 간화자를 만들어 공포했고 1986년 최종 발표된 간화자총표(簡化字總表)에는 2,235자가 들어있다.

간화자는 중국에서만 사용하는 글자이며, 한국, 일본, 대만, 홍콩 등은 대부분 정체자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정치, 경제력이 커져 UN에서도 정체자를 버리고 간화자를 사용하게 되는 등 정체자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는 추세에 있다. 중국의 일부인 홍콩마저도 간화자로 전환해야 할 위기에 빠져 있다. 간화자 작업으로 중국정부의 방침을 쉽게 국민에게 전달할 수 있으나 글자의 획이 줄어들어 간소화되면서 성부(발음 부분)를 많이 잃어버려 그만큼 손실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이날 강의에 참석한 한자민 선생은 “무작정 간화자를 외워야 했던 부담감이 컸는데 간화되는 원리를 알고 보니 재미있고 쉽네요. 빠른 시간에 다 배우겠군요!” 말하고 “흔히 정체자를 번체자라고 말하는데 이는 중국이 한때 간화자의 우수성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정체자를 폄하시켜 만든 말이었는데 자주 듣다 보니 우리 귀에 익숙해진 겁니다. 이런 것이 왜곡현상이죠. 용어를 잘못 쓰면 후손들이 고통 받습니다. 고착된 ‘고구려’라는 국호 때문에 ‘고구리(高句麗)’ 사용이 제대로 되지 않으니 훗날의 ‘고리(高麗)’라는 나라를 더욱 더 이해시키기 어려워지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고 올바른 용어사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노천 기자｜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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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기 박사(pontego@hanmail.net, 010-9988-3654)
부산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부산대학교 대학원 독어독문학과 석사학위 취득 / 부산대학교 대학원 독어독문학과 박사학위 취득 /부산대학교 독일어 강사 역임/ 1980 ~ 2016년 현재까지 세계 각국 문자 연구 매진.
<박사학위논문> 현대 독일어 명사의 성에 관한 연구
<저 서> 1992 3 AUTO-MEMORY ENGLISHⅠ/ 1992 5 AUTO-MEMORY 漢字Ⅰ/ 1992 7 현대 독일어 전철동사 모음집 / 1993 4 K.O. EnglishⅠ~Ⅳ권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