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감을 내보이며 도전은 지금이 시작이다

운동선수로는 치명적인 당뇨병, 굴하지 않고 재기에 성공 ‘아름다운 인생이야기’

[골프타임즈=문정호 기자] 1992년 KPGA 투어프로(정회원) 자격을 취득 올해로 24년째를 맞는 박부원(51, 링스)의 2016 시즌은 남다르다. 아직 할 수 있다는 것을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기에 올해는 KPGA 코리안투어와 챔피언스투어를 병행하며 활동하겠다는 각오다.

박부원은 지난 해 KPGA 코리안투어 QT(Qualifying Tournaments)에서 공동 27위로 이번 시즌 투어 카드를 손에 넣었다. 1965년생, 50세 4개월 7일의 나이로 ‘역대 최고령 KPGA 코리안투어 QT 합격자’라는 타이틀까지 차지했다.

운동선수로는 치명적인 당뇨병을 딛고 우승컵을 품에 안은 이력 때문일까, 박부원, 그에게는 항상 ‘오뚝이, 인간 승리’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2001년 당뇨병 판정을 받으며 2004년부터 허리춤에 인슐린 주입기를 차고 대회에 출전했다. 2006년 메리츠 솔모로오픈에서 프로 데뷔 첫 우승 당시에도 몸에는 인슐린 주입기가 있었다. 후반으로 갈수록 급격히 떨어지는 체력을 강한 정신력으로 버티며 이겨낸 인간 승리의 주인공이었다.

▲ 2006년 메리츠 솔모로오픈에서 첫 승을 장식

그는 우승 인터뷰에서 “우승이 남모르는 어려움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실 첫 우승 기회는 1999년 SK텔레콤 오픈에서 찾아왔었다. 박부원은 첫날 타수를 줄이지 못했지만 3일 내내 60대 타수를 치며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로 박남신(57), 김완태(54)와 동타로 연장전을 펼쳤다. 첫 우승에 부풀어 있던 그는 연장 두 번째 홀에서 보기를 범해 파를 잡아낸 당대 최고의 스타 박남신에게 우승컵을 내주고 말았다.

박부원은 “연장 접전 끝에 져 아쉽고 좌절도 했었다. 그러나 끝까지 우승 경쟁을 펼친 것이 훗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돌아왔고 한 단계 성숙해진 자신을 만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2009년 KPGA 코리안투어 상금순위 83위에 머물며 투어 카드를 잃었지만 좌절하지 않고 다시 도전 KPGA 코리안투어 QT에서 공동 12위에 올라 투어 복귀에 성공했다.

이후 부진이 계속돼 투어 카드를 잃어도 QT를 통해 투어 카드를 획득했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서는 오뚝이처럼 2014년까지 매년 시드를 잃고 획득하는 생활로 5년을 보냈다. 2013년 KPGA 코리안투어 QT에선 아들 뻘 되는 선수들과 겨뤄 공동 2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 KPGA 챔피언스투어 데뷔전에서 우승

▲ ‘오뚝이, 인간 승리’라는 수식어 달고 끝없는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2014년 KPGA 코리안투어 QT 예선전에서 탈락하며 2105년 KPGA 코리안투어를 밟지 못한 그는 KPGA 챔피언스투어(만 50세 이상 출전 대회)로 눈을 돌렸다. 박부원은 만 50세 기준인 생일(8월 24일)이 지나자마자 2015년 9월 1~2일 펼쳐진 제5회 그랜드CC배 KPGA 시니어 골프대회에 출전 1999년 SK텔레콤 오픈 연장에서 만난 김완태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KPGA 챔피언스투어 데뷔전을 우승으로 장식했다.

올해 KPGA 코리안투어와 챔피언스투어를 병행하기 위해 박부원은 현재 태국에서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식단 조절에 신경 쓰면서 당뇨는 많이 좋아졌다. 조금 불편할 뿐이지 경기력에 큰 영향은 없다. 두 개의 투어를 뛰려면 체력 관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체력적인 부분을 보완한다면 큰 무리는 없다”며 자신감도 내비쳤다.

딸(박상화, 24)과 아들(박상준, 21)에게 자랑스런 아버지의 모습과 열정을 보여주고 싶다는 박부원의 도전은 지금이 시작이다.

문정호 기자｜karam@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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