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는 여자의 마음과 같고 돈과 같은 것이니 쫓지 말고 쫓아오게끔 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

[골프타임즈=이종철 프로] 나이스 버디~, 참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말입니다. 그렇지 않나요? 우리는 잔디밭의 사냥꾼이 되어 상상의 새(birdie)를 죽어라 쫓아다닙니다. 눈에 잡힐 듯, 다 잡은 것을 놓치기라도 한다면 땅이 꺼져라 비명을 지르기도 합니다. 그리고 사냥이 끝나기가 무섭게 저마다 몇 마리 잡았느니 하면서 자랑을 합니다.

누구는 한 마리만 잡아도 날아갈 듯 기뻐하고 누구는 한 마리도 못 잡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합니다. 그리고 120타를 쳐도 한 마리만 잡아내면 ‘목표달성’을 외치기도 합니다. 달콤한 유혹의 그림자 그 이름은 ‘버디’입니다.

돈과 여자의 공통점은 뭐가 있을까요? 잠시 생각을 해봅니다. 어르신들로부터 ‘돈을 쫓지 말고, 돈이 쫓아오게 하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인생 살아보니까 욕심낸다고 해서 부자 되는 게 아니라는 경험에서 나오는 충고일 것입니다.

여자의 마음도 그렇습니다. 한 걸음 다가서면 두 걸음 멀어지고, 한 걸음 물러서기라도 한다면 고요한 기다림 속에 머지않아 다가옴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알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중생의 고뇌입니다. 골프에서 ‘버디’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이 달콤한 유혹에 우리는 좀 더 멀리, 좀 더 가까이를 가슴 속에서 떨치지 못 하는 것입니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애써 그것을 외면하려 듭니다. 돌이킬 수 없는 함정에 빠지고서야 때늦은 후회를 합니다. 장타를 날려보고 싶은 마음은 OB가 나서야 자신의 욕심을 후회합니다. 좀 더 가까이 붙여보겠다는 마음은 물에 빠지고 나서야 자신의 무모함을 후회합니다.

짧지만 않으면 ‘버디’라는 마음은 쓰리퍼팅을 하고나서야 파도 못한 아쉬움을 토해냅니다. 이렇게 매홀 ‘버디’를 위해 달린다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습니다. 버디는 여자의 마음과 같고 돈과 같은 것이니 쫓지 말고 쫓아오게끔 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인 것입니다. 남자들에게 돈과 여자는 욕망의 대상이라더니 버디가 매 한가지 그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잠시 시인이 되어 시(詩) 한 수 읊어봅니다.

버디歌
버디가 하고파
냅다 질러 봅니다.

버디가 하고파
핀보고 쏘아 봅니다.

하얀 말뚝이 나를 반기고
빨간 말뚝이 친구하잡니다.

‘하고 싶은 버디’와
‘생각지도 못한 버디’가 있음에

버디는
잡는 것이 아니고
줍는 것이거늘

단 한 번의 -1을 위해서
다섯 번의 +2를 선택할 것이더냐?

이종철 프로 프로필

한국체육대학교 학사, 석사 졸업, 박사과정(스포츠교육학, 골프심리 전공)
現 서경대학교 예술종합평생교육원 골프과정 헤드프로
現 영국을 입다! European Neoclassic 위프와프골프 소속프로
前 한국체육대학교 골프부 코치
前 골프 국가대표(대학부) 감독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원
골프심리상담사

이종철 프로｜forallgolf@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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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골프, 생각이 스윙을 바꾼다 / 저자 이종철 / 도서출판 예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