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골프 풍속도 ‘돈이 있는 곳에 가야 돈이 있다’

[골프타임즈=정노천 기자] 골프계는 여러 가지 악재가 풀리면서 스프링 반발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세월호 사건으로 각계각층에선 골프금족령이 내려지면서 골프업계는 꽁꽁 얼어붙었다. 하지만 하반기 에 골프장 내장인구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기존의 골프인구가 노령골프인구로 이동만 계속되던 이 땅에 골프가 생활형 대중 스포츠로 환원되면서 새로운 문화로 무장한 젊은층 골프 인구의 증가 조짐이 서서히 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골프업계에는 이런 분위기를 잘 살려서 골프 본연의 길을 잡고 국가 산업의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할 숙제가 던져진 것이다.

젊은층 골퍼들이 늘고 있다.
한 국가에 있어서 골프산업의 바로미터는 젊은층 골프 인구의 확충이다. 일본의 골프는 자본의 철퇴를 맞으며 사양산업화 되고 있다. 더구나 젊은층 골프인구가 유입되지 않으면서 기존 골프인구들이 노령화 되고 전체적으로 골프인구가 줄어들게 됐다. 골프인구가 줄면서 숱하게 만들어진 골프장들이 부도 사태를 맞게 되는 악순환 속에 휘말렸다. 결국 많은 골프장이 경영위기에 봉착하면서 부도가 나자 외국 자본에게 넘어가거나 휴업 상태로 골프산업은 파국을 맞이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대부분 일본의 골프장 운영 방식을 답습해 만들어진 시스템이라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우려를 자아내게 했다. 골프인구 역시 젊은층 골퍼의 유입이 줄고 골프를 즐기던 기존 골프층들이 나이가 들면서 노령화 되고 있는 점도 유사했다.

몇 년간은 그들이 골프장의 주 고객이 되겠지만 점차 그들이 사라지면 자연감소 현상을 불러 올 것이다. 그만큼 새로운 층의 골프인구를 충당하지 못한다면 골프산업은 사양화의 길을 걷게 된다는 섣부른 분석도 나오기도 했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선 젊은 골프층의 유입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도출되고 있다. 국내 골프인구는 경제부흥기를 누렸던 지난 80년대에 급격히 불어났다. 더불어 골프장 건설공사도 붐을 일으키면서 한국은 골프공화국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하지만 90년대 말 IMF의 직격탄을 맞았다. 그나마 박세리의 여파로 젊은 주니어층에서부터 일반 사업가들까지 속속 골프에 입문해 90년대에 신진 골퍼들이 급격히 불어났었다.

박세리의 영향으로 스포츠적인 측면에서 골프는 관심을 끌어 모았고 박세리 키즈들의 열성적인 골프입문 붐이 일어나 열악한 한국 골프업계를 지탱해 주었다. 다시 지속적으로 골프가 붐을 일으키자 청사진을 깔면서 수십 개의 대학에서도 골프관련학과를 만들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이론적 바탕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시 세계경제불황 등의 경제 상황 악화에 휩쓸리면서 골프가 주춤해지자 일본의 전철을 따르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다행히 10여 년 전부터 국내 골프계에 불기 시작한 스크린 골프의 열풍으로 골프수요층이 늘고 있다. 비록 도락적인 성향을 보이긴 하지만 전국방방곡곡에 산재한 스크린으로 젊은 층들이 몰려들면서 그중 일부는 골프장으로 유입되는 등 쇠약한 골프지반을 또 지탱해 주고 있다. 이 와중에 골프업계에는 이들을 필드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과 골프의 속성을 제대로 인식시키면서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하는 숙제가 던져진 것이다.

고답적인 국내 골프 분위기 쇄신 필요
한창 골프인구가 증폭되는 90년대 초부터 골프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골프장 공급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현재 18홀 기준으로 전국 골프장 500개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골프장 인허가권의 증가세에 따라 골프산업의 불황임에도 중지하지 못하고 지금도 진행 중에 있다. 경제적 여건상 골프장 사업이 어렵다는 데도 골프장산업은 멈출 수없는 기관차처럼 그 가속도를 줄이지 못해 폭주해 왔고 지금도 코스는 전국에서 만들어 지고 있다.

투자비를 회원권으로 모두 변제하던 ‘땅 짚고 헤엄치기’ 식의 골프장 운영은 옛날이야기가 됐고 오늘날 골프장 사업은 처절한 시장 논리에 따르게 됐다. 소위 말해서 갑을 관계가 바꼈고 골프장 영업 전략도 철저한 시장원리에 편승해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골프장 사업주들은 구태의연한 운영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곳도 있고, 철새처럼 뜨내기 의식을 가진 CEO 등도 있지만 조만간 시대에 편승 못하고 도태될 건 도태되면서 골프장 사업은 철저히 시장 원리에 편승되리라 본다. 또 세계경제불황의 여파로 대부분의 소득이 낮은 골퍼들이 클럽을 놓았고 설상가상으로 세월호 사건 등으로 사회적 사건에 휩쓸리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골프금족령이 내려진 상태였다.

더구나 골프를 향유할 수 있는 가진 자들마저도 곱지 않는 시선으로 클럽을 놓기도 했다. 이러한 사회적 강압에 휩쓸린 골프 분위기가 현재 한국 골프의 현주소다. 이런 와중에 한국골프계는 내부적으로 자성과 어떤 변화를 모색했고 기존의 비리와 청탁, 흑막의 반골프적인 상태에서 벗어나 골프 그 자체가 좋아서 순수한 차원에서 골프를 즐기거나 살아가면서 필요한 운동 중의 하나로 생활골프를 선호하거나 직업상 골프를 활용하는 비즈니스 골프, 그리고 소통을 추구하는 이들이 함께 어울리는 골프 등 골프 본연의 속성에 충실한 순수골프 시대로의 전환이 시도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마치 눌린 스프링이 반발력으로 솟아오르듯이 한국골프계의 어떤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음을 감지 할 수 있다. 한국 사회의 저력처럼 다시 고개를 들고 일어서는 끈질긴 힘을 가진 게 골프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추세를 보면 사회 비판적인 요소를 걷어내고 순수한 골프문화가 사회적 필요성에 힘입어 다시 한국의 골프 활기가 서서히 증가해 가고 있는 조짐을 엿볼 수 있다. 대부분의 폐쇄적이던 골프장 운영방식을 지양하고 비교적 누구나 원활히 출입이 가능한 골프장 운영방식의 전환으로 우선 고답적인 국내 골프 분위기를 점점 바뀌어 가고 있다.

▲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자료사진=KPGA)

새로운 풍속도 ‘돈이 있는 곳에 가야 돈이 있다’
골프 인구의 증가 중에서도 젊은층의 골프관심이 증폭되고 있다는 조짐이 보인다. “젊은층 골퍼들이 늘고 있는 정황은 첫째로 젊은이들은 취업에 필요한 스펙으로 골프를 꼽고 있어 활동적인 젊은이들은 골프를 접하고 있다. 또 이미 취업 중인 젊은이들 중에서도 활동적인 영업파트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은 골프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골프를 배우러 오고 있다”고 파인허스트 골프클럽에서 골프레슨을 담당하고 있는 유명상 프로는 한국그린에 새롭게 부는 풍속도를 밝히고 있다.

실제 직업 일선에서도 골프가 필요로 하기 때문에 배우는 실사구시의 골프 시대가 오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또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그들의 골프 동기를 물어보면 골프를 하는 부모들의 권유에 의해서 골프를 접하는 젊은이들이 의외로 많다. ‘돈이 있는 곳에 가야 돈이 있다’고 골프를 하는 이들 속에서 그들만의 또래 그룹이 형성되고 그 수준의 레벨을 맞추기 위한 가장 빠른 방안으로 골프를 선택할 수도 있다”고 최근 젊은 층의 골프 유입에 대한 이유를 덧붙인다.

특히 국토의 재개발로 인해 토지 수용으로 졸부가 된 신도시 원주민들이 골프에 입문 하는 것과 동시에 자신이 못 배운 포부를 자식에게 보상 받으려 하고 있다. 대리만족을 바라면서 무작정 자식에게 골프를 시키는 부모들도 늘고 있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점이다.

또 공동체 문화를 만들면서 수입차를 타는 젊은층은 그들끼리 뭉치는 소속감이나 상류 사회의 편승하려는 욕구들이 있다. 그 집단에 소속하기 위해 관계 유지의 방편으로 골프를 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는 등 골프는 자신의 격을 업그레이드 하는데 활용되기도 한다. 그리고 자식들에게 그런 수준의 스펙을 만들어 주려는 부모들의 바람과 동시에 한번 배워 놓으면 사회생활이나 향후 기업 활동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도 한몫한다.

골프는 한번 배우면 평생 운동이 되고 또 살면서 한 가지 정도의 운동을 해야 한다면 골프를 선호하는 편이고 또 부의 상징이라고 할 과시욕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는 조건들이다.

향후 사회에서 질적 생활을 유지하려면 골프를 할 줄 알아야 하고, 골프를 경험해봐야 한다는 스펙 갖추기에 골프는 최상의 조건이 되고 있다. 딸에게 골프를 시키는 어떤 아버지의 이유가 독특하다. ‘골프를 할 줄 알아야 골프를 하는 사람과 결혼 할 수 있다’는 말로 자본주의 속성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한다. 이러한 욕구들을 가진 젊은이를 위주로 한 그룹문화 행태가 골프입문을 부채질 하고 있다.

그리고 늘어난 골프장 시설로 인해 시장 경제가 적용되면서 경쟁체제로 돌입한 골프장의 가격인하 바람이 더욱 골퍼들의 증가세를 북돋우고 있다. 과거에는 돈이 없으면 연습장에서 혹은 파3골프장에 나가서 주로 연습을 했거나 그 수준에 머물렀었다. 하지만 이젠 정규코스도 나름대로의 영업방안들을 모색하면서 그린피 가격을 할인하자 별 차이가 없게 됐다.

특히 세금 혜택을 받는 퍼블릭 코스는 9홀 간이 골프장의 그린피가 저렴해졌기 때문에 이왕이면 파3골프장 보다는 조금 더 경비를 보태서 정규 나인홀로 가거나, 18홀 퍼블릭코스로 가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추세를 보여준다고 유명상 프로는 밝힌다.

무엇보다도 골프인구가 크게 상승시키게 부채질 하는 것은 스크린골프의 보급이었다. 비록 정규적인 코스는 아니지만 골프에 관심 갖는 일반대중들의 욕구를 채워주면서 기회를 부여하고 있는 게 스크린골프다. 그중에서 일부 골퍼를 정규 코스로 유입시키는 관문이 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실제 점심시간이나 일과시간에도 운동 삼아 짬짬이 인근 스크린 골프에서 가볍게 몸을 풀거나 연습을 하는 젊은 골퍼들로 타석이 메워지고 있다.

골프가 사회의 중추적인 구성에서 꼭 필요하다는 인식이 팽배되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새로운 문화로 무장한 골프 바람이 일고 있다. 스포츠나 비즈니스나 친교의 장으로 활용됐던 골프가 실제 생활에 필요한 도구로서 젊은층 골퍼가 증가하고 있다. 골퍼의 증가는 분명 반가운 일이다.

정노천 기자｜master@thegolftimes.co.kr
<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본지 편집국장, 시인, 우리원형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