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오혜련 프로] 이번 2학기는 시작하자마자 바로 추석연휴였다.

그래서 추석 연휴가 있는 달에 가을 어린이 스크린 대회를 열던 평소보다 3주가 늦춰졌다.

새로 골프를 배우기 시작한 친구들 중에 진도가 빠르거나 1학기 여름부터 골프를 배우기 시작해 가을 대회 준비를 하고 있던 친구들은 풀스윙까지는 아니어도 60미터 정도 비거리를 때릴 수 있는데, 이 정도면 대회 참여가 가능하다.

우리 친구들은 모두 취미로 골프를 하고 있는 친구들이고, 뛰어난 실력보다는 비슷한 수준의 아이들이 한두타 차이로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고, 아이들이 즐거운 골프 경험을 통한 동기 부여가 최우선의 목표에 있기 때문에 각자 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선생님들께서 대회 참여하는 친구들에게는 캐디의 역할 뿐 아니라 여러 가지 필요한 동역자의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10월 마지막 주로 계획된 올해 16회 어린이 스크린 골프 대회는 많은 트로피와 상품을 준비했다.

실력으로만 평가해 상을 주는 것보다는 매너와 친구들 간의 배려, 그리고 각 학교별로 팀워크를 중요시하기 위해 젠틀맨 상을 만들었다.

이 이야기는 다음 달에 나누어 보기로 한다.

지난 토요일, 벙개 라운드를 다녀왔다.

서울 대표 2명의 어린이와 경기 대표 2명의 어린이.

경기 대표 2명의 친구들은 현재 토요일 오전에 레슨을 받고 있는 친구들인데, 라운드 당일 둘이서 쉬는 시간을 이용해 오후에 뭐하고 놀까 하고 얘기를 나누고 있길래

- 선생님하고 라운드 가볼래?

했더니,

-네

라고 한다.

지난 추석연휴 중에 엄마와 작은아버지 그리고 나와 라운드를 갔던 종원이가 너무나 좋아한다.

18홀이 아닌 9홀은 힘들지도 않고 재미있게 칠 수 있다면서 같이 수업 받는 아직은 망설이는 상원이에게 한 번 도전해 보자라며 설득한다.

“도전”, 이라는 단어가 멋지게 들린다. 상원이는 “도전”해 보기로 했다.

그렇게 급 조성된 우리 아이들 4명, 늘 그렇듯 푸른 잔디에서의 아이들의 플레이는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겁고 마음이 정화된다.

각 홀의 승자에게 오너를 주기 때문에 결과에 집중하긴 하지만, 억울한 아이도 속상한 아이도 없다.

과정은 늘 마음에 들 수 없겠지만 결론적으로는 아쉽고 재미가 있다.

나는 라운드하면서 가장 좋았던 기억이 지금도 만나는 동생들을 시합 중에 만난 것이다.

시합 중에 큰 실수나 너무 멋진 플레이가 기억에 남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아직 지금까지의 내 플레이는 이 친구들을 만난 것보다 더 멋졌던 순간이 없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서로 챙겨주고, 격려하면서 플레이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면, 대견하다.

이 아이들이 앞으로 지나가게 될 인생에 이런 친구들을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 골프를 하는 취미였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한다.

물론 플레이하다 보면 의견 충돌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옆에서 같이 플레이하는 또 다른 친구가 중재하고 그 의견에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훈련은 내가 해 줄 수 있다.

하루가 다르게 골프를 취미로 하고 있는 친구들이 늘어나는 우리 골프 교실에 이렇게 늘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쳐서 이것이 여러 사람에게 흘러들어갔으면 한다.

그래서 곧 열리게 될 어린이 스크린 대회를 더 힘내서 준비해야겠다.

오혜련 프로｜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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