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최양수 기자] ‘부산아가씨’ 김보경(29·요진건설)이 KLPGA(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 회장 : 구자용 ) 투어 국내 개막전 ‘제8회 롯데마트 여자오픈(총상금 6억원·우승 상금 1억2000만원)에서 비바람이 몰아친 악천후 속에서 정상에 오르며 시즌 첫 승을 달성했다.

김보경은 지난 4월 12일 제주도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 스카이(OUT), 오션(IN) 코스(파72·6187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후반들어 중장거리 퍼트에 속속 성공하며 1오버파 73타를 쳤다.

1타를 잃었지만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68-70-68-73)를 적어낸 김보경은 김혜윤(26·비씨카드)과 이정은(27·교촌F&B)을 3타 차로 따돌렸다.

2013년 6월 롯데칸타타 여자오픈 이후 우승을 하지 못했던 김보경은 15번홀(파5·516야드)에서 8m 거리의 짜릿한 버디 퍼트를 떨어뜨리며 사실상 우승을 결정지었다.

우승 상금 1억2000만원을 받은 김보경은 개인 통산 네 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김보경은 이 대회 우승으로 2016년 LPGA(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 롯데 챔피언십 출전권을 확보했다.

또 지난 2013년 6월 열린 ‘제3회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이 열린 같은 코스에서 약 1년 10개월 만에 다시 정상에 오르는 인연을 맺었다.

2위 그룹에 3타 앞선 단독 선두로 출발한 김보경이 바람이 불고 비가 오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침착한 플레이를 이어갔다.

초속 2.4m의 강풍이 부는 가운데 전반에 보기 2개를 적어내며 뒷걸음질 친 사이 이승현(24·NH투자증권)이 추격에 나섰다.

전반에 2타를 줄인 이승현은 김보경과 동타를 만들었지만 후반 들어 12번홀(파4·353야드)에서 더블보기를 적어내는 바람에 공동 선두에서 내려왔다.

이때 치고 나온 선수는 김혜윤이었다.

10번홀까지 버디와 보기를 맞바꿔 타수를 지키던 김혜윤은 11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김보경과 공동 선두에 올랐다.

오후 들어 비까지 내리면서 우승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김혜윤이 12번홀에서 1.2m 파퍼트를 놓친 뒤 김보경의 마지막 라운드 첫 버디가 13번홀(파4·392야드)에서 나왔다.

홀까지 10m를 남기고 친 롱퍼트는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갔고, 김보경은 다시 2타 차 선두로 나섰다.

김보경은 13번홀에서 10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김보경은 14번홀(파3·150야드)에서 3퍼트로 1타를 잃었지만 같은 조에서 우승을 경쟁하던 김혜윤도 보기를 적어내 2타 차 선두를 유지했다.

한결 마음이 편해진 김보경은 15번홀에서 세 번째 샷으로 볼을 그린 위에 올린 뒤 8m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김혜윤은 이 홀에서 보기를 적어내자 김보경과 2위 그룹의 격차는 4타로 벌어졌다.

이정은이 최종 합계 6언더파 282타를 치고 먼저 경기를 끝낸 뒤 3타 차 선두로 마지막 18번홀(파5·486야드)에 오른 김보경은 세 번째 샷으로 그린을 공략한 뒤 2퍼트로 마무리, 빗속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았다.

김보경은 “우승하게 돼 기분이 좋다. 전반에는 퍼트와 샷이 모두 잘 안돼서 파세이브를 하기 바빴다. 위기가 있었는데 캐디를 해주신 아버지의 도움으로 다시 정신차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보경은 “내가 거리가 많이 나가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이 곳처럼 길지 않은 코스에서 기회를 잡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원래 목표가 20위 안에 드는 것이었는데 생각 없이 경기했더니 잘 됐다. 다음에도 마음을 비우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보경의 아버지인 김정원(59) 씨는 이날 딸을 위해 캐디로 변신했다.

김보경은 “1년 중 한두 경기를 빼고는 아빠가 다 캐디를 해주셨다. 지금까지 총 4승을 했는데 2013년 칸타타 대회 말고는 모두 아빠가 캐디로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정은과 김혜윤은 최종 합계 6언더파 282타를 기록, 공동 2위에 올랐다.

이승현과 이정민(23·비씨카드), 박신영(21·대방건설), 아마추어 돌풍을 일으켰던 국가대표 최혜진(16·부산 학산여고1)이 최종 합계 4언더파 284타로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박유빈(21·베니스랜드)은 5번홀(파3·137야드)에서 7번 아이언으로 한 티샷이 그대로 홀로 굴러 들어가며 홀인원의 기쁨을 누렸다.

LPGA 투어에서 시즌 첫 승을 올린 뒤 국내 대회를 출전해 화제를 모았던 한국 여자 골프의 ‘차세대 에이스’ 김효주(20·롯데그룹)는 11번홀을 마친 뒤 피로를 호소하며 체력 저하, 컨디션 난조로 12번홀에서 기권했다.

한편, 주최사 롯데마트는 18번홀 티잉 그라운드에서 티샷한 공이 지름 4.5m의 골드존에 들어가면 상금 200만원, 지름 15m의 실버존에 들어가면 상금 100만원을 수여하는 ‘통큰존 이벤트’를 진행했다.

4라운드 합계 실버존에는 30명, 골드존에는 3명이 티샷을 안착시켜 총 3600만원(아마추어 제외)이 수여됐다.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 최종 대회결과
1. 김보경 : -9 279(68-70-68-73)
2. 이정은 : -6 282(72-69-71-70)
   김혜윤 : -6 282(70-69-70-73)
4. 이정민 : -4 284(74-66-74-70)
   박신영 : -4 284(74-70-70-70)
   최혜진(A) : -4 284(68-66-76-74)
   이승현 : -4 284(69-69-72-74)
8. 권지람 : -3 285(70-72-71-72)
   서연정 : -3 285(69-69-75-72)
   정재은 : -3 285(71-66-72-76)
※괄호 안 A는 아마추어 선수

사진제공=KLPGA

최양수 기자｜pluswa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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