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최양수 기자] 역전의 여왕 ‘태권 소녀’ 김세영(22·미래에셋자산운용)이 LPGA(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 첫 우승을 역전승으로 장식하며 데뷔 2경기 만에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김세영은 9일(한국시간) 바하마의 파라다이스 아일랜드 골프장(파73·6644야드)에서 끝난 퓨어실크-바하마 LPGA 클래식(총상금 130만달러·약 14억2000만원) 마지막 날 5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둘러 최종 합계 14언더파 278타로 연장전에 들어갔다.

유선영(29·JDX멀티스포츠), 아리야 주타누가른(20·태국)과 18번홀(파5)에서 벌인 연장전에서 김세영은 버디를 낚아 시즌 두 번째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시즌 첫 번째 대회에서 컷 탈락, 상금을 받지 못했던 김세영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 상금으로 19만5000달러(약 2억1000만원)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LPGA 투어 Q(퀄리파잉) 스쿨을 통해 올 시즌 미국 무대 출전권을 얻은 김세영은 이번 우승으로 자신의 이름 석자를 널리 알렸다.

특히 KLPGA(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 회장 : 구자용 ) 투어에서 거둔 5승을 모두 역전승으로 차지하며 ‘역전의 여왕’이라는 별명이 붙은 김세영은 미국 진출 첫 우승 역시 뒤집기로 장식했다.

한국 선수들은 시즌 개막전인 코츠 골프 챔피언십에 ‘얼짱 골퍼’ 최나연(28·SK텔레콤)이 우승한데 이어 시즌 두 번째 대회인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까지 제패하면서 한국 여자 선수들이 2주 연속 LPGA 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올해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공동 선두 유선영, 한국여자골프의 간판 ‘메이저 퀸’ 박인비(27·KB금융그룹)에 2타 뒤진 공동 6위에서 4라운드를 시작한 김세영은 첫 번째 홀부터 버디를 잡으며 기분 좋게 출발해 5번홀까지 3타를 줄였다.

8번홀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전반에 2타를 줄여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후반 들어 김세영은 10번홀(파4)과 14번홀(파4)에서 1타씩을 줄이며 기세를 높였다.

하지만 김세영은 16번홀(파4)에서 큰 위기를 맞았다.

워터 해저드로 둘러싸인 그린을 공략한 두 번째 샷이 너무 길어 해저드에 빠지기 전까지 굴러나갔다.

그러나 김세영은 해초에 묻힌 공을 로브샷으로 공략, 홀에 붙인 뒤 파로 막아냈다.

때마침 무보기 행진으로 선두를 질주하던 유선영이 16번홀에서 보기를 범해 격차는 1타로 줄었다.

김세영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극적으로 1.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어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파5인 18번홀에 재개된 연장전은 평균 비거리 270야드 가까이 날리는 김세영에게는 유리할 수밖에 없었다.

유선영과 주타누가른의 두 번째 샷이 그린에 못 미쳤지만 김세영은 그린 가장자리에 올려 놓아 유리한 자지를 차지했다.

김세영은 그린 가장자리에서 굴린 세 번째 샷이 다소 짧은 듯했다.

하지만 앞서 주타누가른과 유선영의 버디 퍼트가 빗나간 뒤 김세영은 편안한 마음으로 1.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우승컵에 입맞춤했다.

김세영은 경기가 끝난 뒤 방송 인터뷰에서 “너무 긴장해서 게임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며 “뭐라고 할 말이 생각나지 않고 울고만 싶다”고 말했다.

3라운드 공동 선두인 박인비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2개로 1타를 줄이는데 그쳐 최종 합계 12언더파 280타로 공동 5위에 랭크됐다.

박인비는 우승을 차지했다면 세계 여자 골프 랭킹 1위 자리를 되찾을 수 있었지만 다음으로 기회를 미뤘다.

한편 세계여자골프계의 ‘블루칩’ 뉴질랜드 교포 골퍼인 ‘천재 소녀’ 리디아 고(18·한국명:고보경)는 최종 합계 11언더파 281타를 기록하며 공동 7위로 마쳐 공동 5위인 박인비보다 뒤졌지만 세계 여자 골프 랭킹 1위는 지킬 수 있었다.

박희영(28·하나금융그룹)은 최종 합계 10언더파 282타로 공동 11위를 기록하며 1타 차로 아쉽게 톱10 진입에 실패했다.

◇LPGA(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 최종 대회결과
1. 김세영 : -14 278(70-68-72-68) *연장 우승
2. 유선영 : -14 278(70-69-69-70)
   아리야 주타누가른 : -14 278(69-70-70-69)
4. 브리트니 린시컴 : -13 279(68-73-68-70)
5. 대니얼 강 : -12 280(70-72-69-69)
   박인비 : -12 280(68-70-70-72)
7. 알렉시스 톰슨 : -11 281(71-73-66-71)
   리디아 고 : -11 281(72-71-70-68)
   아사하라 무뇨스 : -11 281(69-72-70-70)
   제리나 필러 : -11 281(69-70-72-70)

사진제공=KLPGA

최양수 기자｜pluswa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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