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최나연이 LPGA 투어 코츠 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우승을 차지한 후 우승컵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골프타임즈=최양수 기자] ‘얼짱 골퍼’ 최나연(28·SK텔레콤)이 LPGA(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 2015 시즌 개막전인 코츠 골프 챔피언십(총상금 150만달러·우승 상금 22만5000달러)에서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최나연은 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오캘러의 골든 오캘러 골프클럽(파72·6541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2개, 버디 6개를 묶어 4타를 줄이며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를 기록한 낸 최나연은 세계여자골프계의 ‘블루칩’ 뉴질랜드 교포 골퍼인 ‘천재 소녀’ 리디아 고(18·한국명:고보경)와 ‘장타 소녀’ 장하나(23·비씨카드), 제시카 코르다(22·미국) 등 2위 그룹을 1타 차로 제치고 2015 시즌 개막전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최나연은 2012년 11월 CME그룹 타이틀홀더스 이후 약 2년 2개월 만에 투어 통산 좀처럼 우승 소식을 들려주지 못하던 8승째를 거두며 우승 상금으로 22만5000달러(약 2억4000만원)를 챙겼다.

최나연은 4라운드 막판까지 리디아 고와의 치열한 우승 경쟁과 장하나의 끈질긴 추격을 받았다.

선두 리디아 고에게 2타 뒤진 3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최나연은 1~2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낸 리디아 고와 4타 차로 벌어졌다.

추격전은 3번홀부터 시작됐다.

3~5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아낸 최나연은 전반 9개홀을 3언더파로 마쳤고, 후반 12번, 14번홀 징검다리 버디로 역전에 성공하며 선두에 올라섰다.

최나연은 1타를 앞서 있던 15번홀(파3)에서 순위가 다시 뒤집혔다.

최나연의 티샷이 홀 2ｍ 정도 거리에 붙여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고 리디아 고의 티샷은 왼쪽으로 쏠리면서 10ｍ가 넘는 거리를 남겼다.

그러나 리디아 고의 먼 거리 퍼트가 그대로 홀을 향한 반면 최나연은 짧은 거리에서 버디 퍼트, 파 퍼트를 모두 놓쳐 희비가 엇갈렸다.

최나연으로서는 2타 차로 달아날 기회에서 오히려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마지막 2개홀을 앞두고 2위를 달리던 최나연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면서 17번홀(파4)에서 한 차례 더 반전이 일어났다.

리디아 고의 티샷은 오른쪽 벙커를 향했고 최나연의 티샷은 왼쪽 카트 도로 부근으로 날아갔다.

둘 다 타수를 잃을 수 있는 위기를 맞았지만 경험이 풍부한 최나연의 위기관리 능력이 조금 앞섰다.

리디아 고의 벙커샷이 근처에 있던 나무를 맞고 나무들 사이에 떨어진 것이다.

나무들 사이에서 공을 밖으로 한 차례 빼내고 네 타 만에 공을 그린에 올린 리디아 고는 결국 17번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해 2타를 잃으며 선두를 다시 최나연에게 내줬다.

리디아 고가 더블보기를 친 것은 이번 대회 들어 처음이다.

최나연은 이 홀을 파로 막아내며 1타 차 선두로 18번홀(파5)에 들어갔고 마지막 홀에서는 두 선수가 모두 파를 기록하며 순위가 굳어지며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최나연은 우승이 확정된 뒤 미국 골프채널 방송 인터뷰에서 “동반 플레이를 한 선수 중에서 내가 가장 경험이 많았지만 우승한지 오래돼서 그런지 긴장이 됐다”며 “오랜만에 우승이라 행복하고 이번 시즌이 기대된다”고 소감을 우승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거나 단독 2위를 했을 경우 최연소 세계 여자 골프 랭킹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리디아 고는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다 잡은 우승을 아쉽게 놓쳤지만 리디아 고는 역대 최연소 세계 여자 골프 랭킹 1위에 등극하게 됐다.

이 대회 전까지 세계 여자 골프 랭킹 2위였던 리디아 고는 2일 새롭게 산정되는 세계 랭킹에서 박인비(27·KB금융그룹)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17세 9개월 7일의 나이인 리디아 고는 역대 남녀를 통틀어 최연소 세계 골프 랭킹 1위의 영예를 누리게 됐다.

종전 최연소 세계 골프 랭킹 1위는 1997년 ‘돌아온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0·미국)가 세운 21세 5개월 16일이다.

여자 최연소 세계 골프 랭킹 1위는 한국여자골프의 간판스타 ‘골프 지존’ 신지애(27)가 갖고 있던 22세 5일이었다.

올해 LPGA 투어에 데뷔해 64년 만에 시즌 개막 데뷔전 우승을 노리던 장하나는 경기 내내 최나연과 리디아 고를 1, 2타 차이로 추격하며 선두 도약을 노렸으나 1타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공동 2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하지만 전 세계 골프팬들에게 자신의 이름 석 자만은 확실하게 알린 뜻 깊은 대회였다.

앞 조에서 경기한 코르다는 마지막 18번홀 이글 퍼트가 홀을 살짝 돌아 나오는 바람에 연장에 들어갈 기회를 놓쳤다.

양희영(26·KB금융그룹)은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5위를 차지했고 ‘메이저 퀸’ 유선영(29)과 2012년 LPGA 투어 신인왕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이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 공동 8위로 톱 10에 입성했다.

한국여자골프의 간판 ‘메이저 퀸’ 박인비(27·KB금융그룹)는 최종 합계 4언더파 284타로 공동 13위에 랭크됐다.

세계 여자 골프 랭킹 3위 스테이시 루이스(30·미국)는 최종일 한국 선수들의 선전에 3오버파로 흔들리며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쳤다.

◇LPGA(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 ‘코츠 챔피언십’ 최종 대회결과
1. 최나연 : -16 272(68-70-66-68)
2. 제시카 코르다 : -15 273(66-72-69-66)
   장하나 : -15 273(67-65-71-70)
   리디아 고 : -15 273(68-69-65-71)
5. 양희영 : -10 278(74-68-65-71)
6. 앨리슨 월시 : -9 279(74-71-68-66)
7. 브리트니 랭 : -8 280(74-69-67-70)
8. 유선영 : -7 281(70-72-70-69)
   유소연 : -7 281(72-67-70-72)
   스테이시 루이스 : -7 281(66-70-70-75)

사진제공=세마스포츠마케팅

최양수 기자｜pluswa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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