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문정호 기자] 미국의 남성 전용 골프장으로 알려진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Augusta National Golf Club)은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마스터즈 골프대회 장소이다.
바로 이 골프장에서 80년간 고수해온 금녀(禁女) 원칙을 깨고 사상 첫 여성 회원을 받아들였다.
놀라운 일이며 미국의 남성 전용 골프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타 남성 전용 골프장들도 차츰 오거스타의 결정에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해당 골프장과 소속 회원들은 아직 그럴 일 없을 것이라는 완고한 입장이다.
미국 시카고 지역의 4개 남성 전용 골프장 중 슈가그로브 시(市) 블랙 쉽 골프클럽(Black Sheep Golf Club)의 빈스 솔라노 회장은 "이 곳에서는 오거스타 같은 일이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남성 전용 골프장에 대한 수요는 필요하며 일상을 벗어나 남성들만의 공간에서 회원들은 자신만의 시간을 자유롭게 누리기 원한다는 입장이다. 반대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지만 우리의 원칙을 숨기고 싶지 않고 잘못된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 프로풋볼팀 시카고 베어스의 감독을 지낸 마이크 디트카의 아내 다이애나(69)는 "남편은 남성 전용 골프장 '밥 오 링크(Bob O'Link)'의 회원이지만 우리 부부는 다른 골프장에서 일주일에 5번까지 골프를 함께 치기도 한다"며 "남성들만의 세계를 있는 그대로 놔두는 것도 괜찮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1932년 개장한 오거스타 골프클럽은 회원 가입 조건을 백인 남성으로 제한하다 1990년 흑인 출입을 금하는 것은 인종차별이자 명백한 위헌이라는 법원 판결을 받고 흑인 남성 회원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후 여성단체들로부터 성차별 비난을 받으면서도 남성 전용 원칙을 고수해오다 지난 20일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재정전문가 달라 무어를 첫 여성 회원으로 맞았다.
마스터스 대회의 오랜 후원사인 IBM의 영향이 오거스타의 변화에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IBM은 지난해 10월 버지니아 로메티 수석 부사장을 100년 역사상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문정호 기자｜karam@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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