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 축구가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숙적 일본을 2-0으로 안파하며 올림픽 도전 64만에 사상 첫 메달을 목에 걸었다.[사진제공=연합뉴스]
[골프타임즈=최양수 기자]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12 런던올림픽에서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 운명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며 남자축구에서 사상 첫 동메달을 획득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1일(한국시간) 영국 웨일스 카디프의 밀레니엄 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동메달결정전에서 전반 38분 박주영(아스널)의 결승골에 이어 후반 12분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의 추가골이 이어져 2-0으로 완승했다.
한국 축구는 1948 런던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이후 무려 64년 만에 올림픽 첫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그리고 한국은 일본이 1968 멕시코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한데 이어 아시아 국가로는 역대 두 번째로 올림픽 축구에서 메달을 차지했다.
동메달을 차지한 태극전사들은 병역 혜택과 함께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총 15억2000만원의 포상금을 받게 됐다.
한국은 예선에서 멕시코, 스위스, 가봉을 상대로 1승2무를 기록하며 B조를 2위로 통과한 후 ‘축구 종가’ 영국과 8강전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이후 브라질을 상대로 전반 30분까지 경기를 이끌었지만 아쉽게 완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일본과의 마지막 혈투에서 한국은 체력적 열세를 불굴의 정신력으로 이겨낸 투혼으로 승리를 결정지으며 대미를 장식했다.
홍명보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로 박주영을 선발 출격시킨 가운데 지동원(선덜랜드)이 뒤를 받쳤다.
그리고 좌우 날개에 구자철과 김보경(카디프시티)이 출전하며 4-4-1-1 전술로 나섰다.
하지만 사실상 박주영-지동원-구자철-김보경이 유기적으로 자리를 바꾸면서 사실상 ‘제로톱’에 가까운 변형 전술로 일본의 골문을 유린했다.
기성용은 지난 브라질과 4강전서 휴식을 취했던 박종우와 함께 중원을 형성했고, 포백라인에는 윤석영-김영권-황석호-오재석이 변함없이 출전했다.
골키퍼는 이범영이 빠지고 정성룡이 다시 출전했다.
일본도 체력적 우세를 압세워 킥오프부터 강력한 압박 수비로 한국의 공격을 막는 데 애를 썼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일본과 치열한 중원 싸움을 벌이며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면서 주도권을 잡았다.
전반 6분 동료 선수와 2대1패스를 주고 받은 구자철이 페널티 지역 안에서 일본 수비수와 경합 도중 부딪히며 넘어졌지만 주심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중원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몸싸움을 펼친 한국은 전반 중반 기성용-오재석-구자철이 연속으로 옐로카드를 받으며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은 전반 28분 기요타케의 중거리 슈팅을 정성룡이 선방해 냈고 전반 37분 코너킥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사카이 히로시가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살짝 빗나가며 위기를 넘겼다.
박주영은 중앙선에서 길게 날아온 볼이 일본 최종 수비수의 머리를 넘어 뒤로 흐르자 재빨리 달려들어 단독 드리블에 나섰다.
일본 수비수 4명이 박주영을 에워쌌지만 빠른 드리블로 수비를 무력화 시켰다.
박주영은 수비수를 앞에 두고 네 번의 섬세한 볼 터치로 수비수를 속이더니 페널티 지역 오른쪽으로 파고들어 강력한 오른발 땅볼 슈팅으로 일본의 골문을 열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2분 뒤 윤석영이 골대를 살짝 빗나가는 왼발 중거리 슈팅을 날리는 등 공세가 이어졌다.
박주영은 전반 42분 공중볼을 다투다 일본의 수비수 오기하라 다카히로의 팔꿈치에 오른쪽 광대뼈 부근이 찢어져 피를 흘리기도 했다.
전반을 1-0으로 앞선 채 마친 한국은 후반 시작 5분 만에 박주영이 상대 수비수의 백패스가 뒤로 흐르자 달려들며 슈팅을 시도하려고 했지만 골키퍼가 먼저 거둬내 아쉽게 연속골을 놓쳤다.
후반 초반 만회골을 넣으려는 일본의 공세가 매서웠지만 촘촘한 수비 간격을 유지하며 일본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막아냈다.
일본이 공격을 나선 사이 후방의 틈을 노린 한국은 후반 12분 역습 상황에서 구자철이 볼을 잡아 페널티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끈질기게 달라붙은 일본의 수비수 스즈키 다이스케를 제치고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넣으며 승기를 잡았다.
선수들은 구자철의 골 이후 모두 벤치 앞으로 달려가 벤치 멤버와 마주 보며 '만세 삼창'을 외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한국은 후반 15분 구자철의 패스를 받은 김보경이 아크 서클 근처에서 왼발로 멋지게 공을 감아찼지만 일본 골키퍼의 손을 스치며 골포스트를 연이어 맞고 나오며 아쉽게 골사냥은 실패했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23분 지동원을 빼고 수비 가담 능력이 좋은 남태희(레퀴야)를 오른쪽 날개로 투입했고, 후반 35분에는 체력이 떨어진 박주영 대신 김현성(서울)을 투입해 승리 굳히기에 나섰다.
일본도 교체카드 3장을 모두 쓰며 반격의 기회를 노렸지만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한국의 끈끈한 수비진을 뚫지는 못했다.
한국은 후반 42분 일본의 코너킥 상황에서 요시다 마야에게 헤딩으로 골을 내줬지만 정성룡 골키퍼에게 차징 반칙을 범하며 노골로 선언됐다.
승리를 예감한 홍 감독은 후반 44분 구자철 대신 이번 대회에서 아직 출전하지 못한 수비수 김기희(대구)를 투입해 선수 전원이 병역 혜택을 받도록 지원했다.
한국은 추가 시간까지 일본의 막판 총공세를 철벽 수비로 막아내며 2골을 잘 지켜내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은 경기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과 함께 서로 부둥켜안고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 획득의 기쁨을 누렸다.
최양수 기자｜pluswa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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