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브 미(Give me)-퍼팅 때 OK라는 뜻
그래 그 정도면 OK를 주마 컵에서 한 클럽 이내라면 대부분 홀인할 수 있다고 믿고 퍼팅을 생략하게 해 주는 관습(?)이다. 가까워서 앉아서도 들어가는 거리라고 믿는 것이다. 그 1미터 거리 안의 방심. 그 방자한 자만심. 혹은 회심의 미소를 속으로 표표히 띄우리라. 모두들 알고도 모르고도 인정해 주는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그 한 클럽만의 여유일 수도 있다. OK를 주마. 공을 치워라, 대신 1타는 갚아라 다행히 들어가도 1타를 더하고 만약 못 들어가면 2타 3타…. 어휴, 그래 OK받겠다! 괜히 혈압 오르거나 심장 멈추면 나만 손해다. 이러다 혈압 오르거나 심장마비로 죽은 사람들이 얼만지 아나? 아서라! 그냥 공을 주워 올려라. 누군가 말했지. 골퍼는 그린에서 죽는 게 가장 행복하다고… 그러나 컵을 울리지 않으면 무슨 맛으로 골프한단 말인가.
OB티-공의 죽음
비기너들이 가장 많이 만나는 슬픔이다. 공은 쳐야하고 앞에 연못이나 벙커 등 장애물이 있으면 으레 주눅이 들어 물에 풍덩풍덩! 그리고 다시 공을 치기도 겁이 난다. 그럴 때면 으레 나오는 캐디의 말 OB티에 가서 치세요. 도저히 그 말을 거역할 수 없다. 진행이 밀리고 동반자들의 눈치도 봐야 하니깐 그 말에 힘이 실리기 마련이다.
정말 잘 맞출 수 있었는데… 가장 아쉬워하는 게 OB티를 이용해야 할 때 드는 고약한 기분이다. 마음 같아서는 동료들이 한 목소리로 멀리건을 합창해 주길 바랬으나 그것도 한 두 번이지 연신 그렇게 바래서도 안 되는 법이다.
캐디는 또 빨리 진행을 시켜야 하는 상황이고 간절한 눈빛으로 쳐다봐도 기회는 주어지지 않는다. 고이얀 놈들 나도 기회를 주나 봐 흥! 남들 공치는 것 기다리기도 지겹고 동료들이 거들먹거리며 치는 사이사이를 참지 못해 냅다 달려서 황량한 OB지역의 공을 찾거나 아니면 미리 OB티를 향해 가고 싶다.
비탈의 나무등걸 뒤로 몸을 숨기면서 OB티까지 가는 설움. 성질 같아선 이번 홀은 기분 나빠 쉬겠다고 울분을 내지르고 싶지만 한 타라도 아깝지. 잃은 돈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눈물을 머금고 페어웨이 한켠을 비껴 나서 뛰고 있는 OB파 골퍼. 젠장 이번만이다. 이젠 좀 제대로 공을 맞추자. 혼자 자책해 본다. 근데 OB라는 게 완전히 선 바깥으로 나가버린 인생이니 기분 참 묘하다.
옛날 초창기 시절엔 OB맥주를 골프장에 엄청 풀어놓았었지. 하긴 OB골프대회도 열렸다니 말이다.
잠정구(Provisional ball)-본처와 첩
티 샷은 물론이고 세컨드 샷이나 서드 샷의 경우라도 볼이 분실(lost ball)되거나 OB지역으로 나가는지 나가지 않았는지, 혹은 워터해저드에 빠졌는지 확실하지 않은 때가 있다. 일일이 볼이 떨어진 곳으로 직접 가서 확인하는 것은 체력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낭비다.
이처럼 타구의 낙하지점이나 위치 상태를 확신할 수 없을 때 샷을 한 그 지점에서 추가로 하나 더 치는 볼을 잠정구(provisional ball)라고 말한다.
단 잠정구는 처음 친 볼과는 구별이 가능한 볼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원구가 잠정구도 비슷한 방향에 떨어지는 경우 발견된 볼이 원구냐, 잠정구냐에 따라 페널티 부과 여부가 달렸기 때문이다.
또한 페어웨이 가장자리와 OB말뚝을 살짝 벗어난 지점에서 똑같은 두 개의 볼이 발견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원구와 잠정구를 분간할 수 없어 서로에게 유리한 쪽으로 우기며 논쟁을 벌이게 될 것이다. 그래서 본처와 첩은 만나면 싸우는 앙숙관계이다,
처음 볼을 다시 찾으면 잠정구는 플레이된 볼이 되지 않고 그냥 수거하면 된다. 어찌보면 잠정구와 멀리건은 4촌간이다. 잠정구는 진지한 샷이고 멀리건(Mulligan)은 고의적인 능글거림, 빈정거림이 묻어있다. 어쨌든 두 가지 다 기쁜 일은 아니다.
버디(Birdie)-작은 새(Bird)
버디는 기준타수보다 하나 적은 타수로 홀인하는 것을 말한다.
1903년 미국에서 처음 사용되기 시작했는데 애틀랜틱시티에 사는 스미스라는 골퍼가 한 홀에서 파보다 1타 적게 홀아웃한 뒤 That’s a bird of a shat이라고 외친데서 버디의 유래가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글(eagle·독수리), 더블 이글도 버디에서 파생되었다.의적인 능글거림, 빈정거림이 묻어있다. 어쨌든 두 가지 다 기쁜 일은 아니다. <계속>
(사진제공=연합뉴스)
문정호 기자｜karam@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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