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최양수 기자]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오픈에서 중요한 것은 실력이 아니다. 오로지 선수들의 관심사는 그날의 날씨다. 선수들의 기량이야 오십보 백보, 오는 19일(이하 현지시간) 개막하는 시즌 세 번째 디오픈은 기량보다 날씨에 관심이 많다.
습한 날씨와 러프의 거친 잔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물론 지난해 우승자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도 입을 모아 "제대로 경기하지 못할 지경"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그만큼 힘들고 어려운 브리티시오픈이 열리는 영국 랭커셔의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 앤스 링크스 골프장에는 벙커 206개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선수들이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해도 날씨의 변수는 코스를 이해하는 선수들의 상황이 달라진다. 골프가 심리적은 운동이라는 것이 여기서 나온다는 말이다.
브리티시 오픈은 시작 홀을 1번 홀과 10번 홀로 나누지 않는 유일한 메이저 대회다. 이와 같이 첫번째로 나서는 배리 레인은 오전 6시19분에 마지막으로 시작하는 애슐리 홀은 오후 4시11분에 티오프를 하게 된다.
디오픈의 출발 배정은 선수에게 날씨의 변수가 오전, 오후 티오프에 지대한 영향을 주기도 한다.
클라크는 "좋은 시간대에 플레이를 하는 것은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날씨로 인해 성적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이번 대회의 특성이고 나는 지난해에 운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대회 3라운드 때 폭풍우가 그친 뒤 경기를 시작하는 행운을 잡았던 클라크는 비바람과 싸워야 했던 오전조에 비해 이득을 봤다. 당시 클라크는 이날 1언더파 69타로 단독 선두로 나섰다.
매킬로이는 "기대가 컸고 잘하고 싶었기 때문에 좌절도 커서 그런 말을 했던 것 같다"며 "날씨를 탓하고, 순서를 탓하고, 내 운을 탓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2010년 브리티시 오픈에서도 1라운드에 9언더파 63타를 쳤다가 다음날 강풍을 극복하지 못하고 80타를 치는 부진한 성적을 올렸다.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하튼 브리티시오픈이 열리는 대회 기간의 날씨는 아이올루스의 저주가 아닌 평온하고 맑은 하늘이 되어 선수들에게 공평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상 조건이었으면 싶다.
※ 아이올루스: 폭풍을 넣은 긴 주머니를 몸에 담고 다니며 화가나면 입김을 뿜어 세찬 비바람과 폭풍을 불러 일으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람의 신(神).
(사진제공=연합뉴스)
최양수 기자｜pluswa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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