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리 매킬로이가 제143회 디 오픈 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우승을 차지했다.[사진제공=연합뉴스]

[골프타임즈=최양수 기자] 한때 세계 남자 골프 랭킹 1위에 오른 바 있는 로리 매킬로이(25·북아일랜드)가 PGA(미국프로골프협회)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제143회 디 오픈 챔피언십(브리티시오픈 골프대회·총상금 540만파운드·우승 상금 97만5000파운드) 우승을 차지했다.

매킬로이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잉글랜드 호이레이크의 로열 리버풀GC(파72·7312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타를 줄여 1언더파 71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친 매킬로이는 공동 2위인 세르히오 가르시아(33·스페인)와 ‘오렌지 보이’ 리키 파울러(26·미국)를 2타 차로 따돌리며 우승 트로피인 ‘클라레 저그’(Claret Jug)를 들어올렸다.

1라운드부터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은 매킬로이는 ‘돌아온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9·미국) 이후 9년 만에 이 대회에서 역대 7번째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기록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컷 탈락하며 자존심을 구긴 매킬로이는 1년 만에 정상에 오르며 우승 상금으로 97만5000파운드(약 16억9000만원)를 받았다.

2007년 아마추어 자격으로 출전한 것까지 포함하면 7번째 도전 끝에 거둔 우승이다.

2011년 제111회 PGA US오픈 챔피언십과 2012년 PGA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매킬로이는 메이저 대회에서 개인 통산 3승째를 거뒀다.

이날 우승으로 매킬로이는 마스터즈 토너먼트(Masters Tournament)에서 우승할 경우 ‘커리어 그랜드 슬램’(Career Grand Slam·선수 활동 기간 중 4개 메이저 대회 제패)을 달성하게 된다.

이로써 매킬로이는 PGA 투어에서 2012년 BMW챔피언십 우승 이후 약 2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PGA 통산 7승을 달성했다.

또 21일 발표된 세계 남자 골프 랭킹에서도 2위로 도약했다.

3라운드까지 2위에 6타나 앞선 여유 있는 1위를 달린 매킬로이지만 이날 한때 가르시아에게 2타 차까지 쫓기기도 했다.

매킬로이는 5번과 6번홀에서 연달아 보기를 기록한 반면 가르시아는 5번홀(파5)까지 3타를 줄이며 추격에 나선 것이다.

게다가 매킬로이는 7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빠지는 위기를 맞았으나 이 홀을 파로 막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가르시아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

아직 메이저 대회 우승 경험이 없는 가르시아는 10번홀(파5)에서 약 3.5ｍ 거리의 이글 퍼트에 성공하며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하지만 매킬로이 역시 10번홀에서 버디를 낚아 다시 간격을 벌렸다.

특히 가르시아는 15번 홀(파3)에서 그린 옆 벙커에서 고전하며 1타를 잃어 끝내 역전에 실패했다.

티샷이 벙커로 들어갔고 벙커에서 시도한 두 번째 샷이 벙커를 빠져나오지 못한 것이다.

3타 차 리드를 잡은 매킬로이는 16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승기를 굳혔고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 주위 벙커에 빠졌으나 침착하게 파로 마무리하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하지만 이날 1타밖에 줄이지 못하면서 디 오픈 챔피언십 사상 최저타 우승 기록인 1993년 ‘호주 백상어’ 그렉 노먼(58·호주)의 267타, 또 최다 언더파 우승 기록인 2000년 우즈의 19언더파 269타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가르시아는 이날 이글 1개를 포함해 버디 5개, 보기 1개를 묶어 6타를 줄이며 완벽에 가까운 플레이로 막판 대추격전에 나섰지만 1999년 PGA 챔피언십, 2007년 디 오픈 챔피언십, 2008년 PGA 챔피언십에 이어 메이저 대회에서 준우승만 네 번째 기록하게 됐다.

파울러 역시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솎아내는 절정의 샷 감을 자랑했지만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가르시아와 함께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PGA 통산 16승을 보유한 베테랑 ‘8자 스윙’ 짐 퓨릭(44·미국)이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4위에 올랐다.

1997년과 2006년 단독 4위만 두 차례, 공동 4위를 기록했던 1998년까지 포함하면 4위만 네 번째로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해 메이저 골프대회인 제77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을 하며 호주 선수로는 최초로 마스터스를 제패한 세계 남자 골프 랭킹 1위 아담 스콧(31·호주)은 마크 레시먼(30·호주)과 함께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컷 통과에 성공한 1988년 서울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 안재형-자오즈민의 아들인 안병훈(23)이 타수를 더 줄이지 못하고 최종 합계 4언더파 284타로 공동 26위에 올라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2009년 US아마추어선수권 우승자인 그는 2011년 프로로 전향해 유럽 2부 투어에서 활약 중이다.

재미교포 케빈 나(31·타이틀리스트·한국명:나상욱)는 최종 합계 2오버파 290타를 쳐 공동 54위를 기록했다.

우즈는 이날 3타를 잃어 최종 합계 6오버파 294타, 최하위권인 69위로 부진했다.

이는 우즈가 프로 전향 이후 컷을 통과한 메이저 대회에서 기록한 가장 낮은 순위다.

종전 기록은 2012년 마스터스 토너먼트와 지난해 PGA 챔피언십의 공동 40위였다.

우즈가 프로 자격으로 나온 메이저 대회에서 컷 탈락한 것은 세 차례 있었다.

2006년 제106회 PGA US오픈 챔피언십과 2009년 디 오픈 챔피언십, 2011년 PGA 챔피언십에서 우즈는 3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우즈는 31일부터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에서 열리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한다